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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11: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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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풍습이 있었다고 그것이 전부 사실일까?"
사실일 수 없습니다. 역사는 항상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사실이 존재하기 힘듭니다. 누구도 그 시절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단지 스페인 정복자의 증언에 따라 생각할 뿐이죠. 승자가 역사를 만들고 왜곡, 조작하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입니다.
"기독교의 학살을 정당화하려는 개구라는 아닐까?"
네 맞습니다. 초기 정복자들 중에서도 정복자들의 잔혹한 만행에 대한 회의가 있었고, 당시 유럽 지성인들도 통렬한 비판이 있었습니다. 일부 시기에 특정한 교황이 반대하는 제스쳐를 취했을지라도 그 제스쳐는 제스쳐에만 끝났습니다. 유럽인들은 끊임없이 학살하고 강간하고 할당량을 못채웠다고 손목, 발목을 잘랐습니다. 원주민은 바지를 입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아니므로 아무리 죽여도 문제 없다고 주장한 의사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찜찜한 양심의 가책을 씻어준 것이 종교이고요.
"유럽 문명권도 마찬가지고ㅡ 기독교에서도 여호와가 아브라함에 이삭을 인신공양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죠."
구약이 유대교 경전이라 의미 없다면 구약의 신과 신약의 신은 다른 신인가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습니다. 기독교의 신은 초월신이고, 성경은 시대정신을 벗어난 홀리 바이블 아니던가요? 신의 말씀을 인간주제에 자기 생각에 따라 입맛에 따라 해석한다는 것이 오류 같습니다. 성경을 이렇게 해석하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은 없습니다. 단지 자기가 이로운대로 그때 그때에 맞게 해석하는 것일 뿐. 하나님이 인신공양을 즐겼다면 즐긴 겁니다.
기독교 문화권은 기반이 철기시대 입니다. 아즈텍은 신석기에서 청동기 문화고요. 신석기, 청동기 사회를 철기사회에 비교하는 것도 오류입니다. 19세기 유럽에 에어컨이 없었으니 한국보다 뒤떨어진 야만인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저렇게 학살하면 국가가 유지될까?"
국가와 정권을 같은 차원에서 보는 것도 오류 같습니다. 캄보디아는 유지 되지만 폴포트와 그의 정권은 길게 유지되지 못합니다. 저렇게 학살하면 당연히 잠시 유지 가능하죠. 하지만 문맥상으로 그 말은 그러한 문화가 얼마까지 유지되겠냐는 말로 보입니다. 단지 몇십년 무력을 유지하고 있을 짧은 시기가 아니라 그러한 문화가 정착하여 변하지 않고 얼마나 유지 되느냐로 봐야 합니다. 폴포트도 편안한 죽음을 맞지 못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일방의 주장으로 특정문명과 인종에 대한 멸시ㅡ멸종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멸종에 가까운 학살은 유럽인이 했습니다. 의도했든 안했든 결과적으로 남미 원주민들이 서로 전쟁하고 반목하며 서로 죽여도 정작 그들을 멸종에 몰아 넣은 것은 유럽인 입니다. 철지난 문화상대주의로 보일지는 몰라도 남미의 문화가 잔혹해 보이는 것은 입장이 달라서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겪어보지 못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죠. 브리지드 바르도가 개고기를 야만행위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 아니겠습니까? 식인? 학살? 고무 생산량이 적다고 수백만명 손목을 자르고, 십자군 가자고 꼬셔서 어린이들 노예로 팔아먹고, 명확한 근거도 없이 마녀라고 불태워 죽이고, 아일랜드 사람들 굶어죽든 말든, 벵갈에서 수백만명이 굶어죽든 말든 하는 것은 다른 문화권에서 보면 훨씬 잔혹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