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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2021-05-10 09:03:3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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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철학은 생각하는 학문이라는, 지를 사랑하는 학문이라는 명사 philosophie(독일어)도 있지만, 실천적이고 능동적인 면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동사형인 philosophieren을 주장하였습니다. 철학이 아니라 철학함이죠.

여러 철학자들이 어떠한 상황에 대한 딱 들어맞는 답을 주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 속에서 본인이 나름대로 철학함을 통해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382 2021-05-10 08:25:0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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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플라톤이 지향하던 사회라는 뜻에서 유토피아를 쓰긴 했겠지만 유토피아는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죠.

2500년 전 플라톤의 철학만을 두고 철학이 보수적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크죠. 전혀 말도 안되는 의견이라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엄두도 안나는 상황입니다만, 일단 되는대로 짚어보면요.

20세기 전의 에피쿠로스, 몽테뉴, 스피노자, 니체, 프루동 같은 철학자, 20세기의 실존주의, 구조주의, 후기구조주의의 셀수 없이 많은 철학자(푸코, 사르트르, 카뮈, 화이트헤드, 들뢰즈, 바디우 등등)의 사상은 시대를 초월하여 진보적인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종류의 권력, 실체, 허상에 대한 집요한 공격을 하여 궁극적인 자유를 탐구하고 인간이 자유롭기를 바라는 철학을 하였습니다. 인간의 자유를 꿈꾸고 실천하는 것 만큼 진보적인 사상이 있을까요?

뿐만아니라 스토아학파, 데카르트, 애덤 스미스, 루소, 흄, 칸트, 헤겔, 마르크스 등 거의 이름이 알려진 철학자들 모두 현재의 시대정신에 비하면 비교적 보수적인 냄새가 날지라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고찰을 하여 당시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진보적이었던 철학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플라톤, 유학, 스콜라철학 등도 우리가 생각한 것 만큼 보수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보수적인 철학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생각처럼 보수적인 것 만은 아닌 것이죠. 기독교 철학의 정점이었던 신부 출신의 오컴이나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은 해방신학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자손이고 피조물이라면 더 약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신의 뜻이라는 철학을 결코 보수적이라고 낙인 찍어서는 안되겠죠. 유학도 기존의 계급사회를 공고히하는 보수적인 사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가장 보수적이라는 유학자 순자, 혹은 그의 제자인 법가 사상가 한비자, 그리고 수많은 법가 사상가들도 보수적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순자나 한비자 같은 사상가는 강력한 황제의 통치를 주장하긴 했지만 그 한계를 명확히 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군주의 변덕이나 욕망에 따른 정치가 아닌 법에 의거하여 법의 통제를 받아 사민하고, 애인의 정치를 하라고 지적한 것이죠. 물론 겸애를 주장한 묵가나 국가의 권력 자체를 부정한 양주에 비하면 보수적이라고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겸애를 주장한 묵가의 사상이 나아가서는 오히려 국가의 권력을 긍정하는 보수적인 면이 있다고도 본다면 사상은 한가지 보이는 면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으셨던 플라톤 역시 본질의 철학을 추구하여 백성을 백성의 역할에 포획한 면이 있지만 반대로 군주도 군주의 역할 안으로 포획해버린 면은 결코 보수적인 철학자의 모습이라고 단정짓기 힘들게 합니다.

존재의 무한한 자유와 고통으로부터의 치유를 추구했던 불교철학은 말할 것도 없죠.

철학을 그냥 보수적이라고 퉁쳐버린 의견에 반박글을 올리는 것은 그만한 가치라 있나 싶을 정도로 의미가 있는 의견이라고 보긴 힘듭니다. 하지만 이런 오해가 쌓이고 싸여 정말 철학이 보수적이구나라는 의견이 생길까봐 댓글을 달아봅니다. 우리가 현대에 이르러 진보적이라고 하는 모든 정치, 법, 사상적 기반은 모두 철학입니다. 모든 철학을 진보적이라고 하기 어려운 만큼 모든 철학을 보수적이라고 하기도 어렵겠죠. 철학의 역사는 그 어떤 학문의 역사보다 길고 치열했습니다. 그 길고 긴 역사를 한마디로 퉁쳐버리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겠습니까?

정확성 얘기도 하셨지만 그것은 학문의 특수성과 관련을 지어야겠죠. 우리가 모르던 영역에 대한 설명을 해주던 것이 철학이었습니다. 심지어 지금도 빅뱅 이전의 우주, 양자의 미시세계 우리의 인식의 영역을 벗어난 학문의 영역은 철학적인 사변적으로 추측을 할 뿐입니다. 한마디로 천문학이나 물리학의 끝판에서는 혹은 생물학의 끝판에서는 철학적 사유가 학문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381 2021-05-04 13:24:4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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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보수적이라

처음 알았네요.
380 2021-05-04 11:28:06 0
함의성을 노린 헛소리들 (똑똑하게 생존하기, 칼 벅스트롬; 제빈 웨스트) [새창]
2021/05/04 11:00:44
똑똑하게 생존하기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76 2021-04-17 11:28:09 1
어제 생방송중 슈퍼챗 수십만원 터진 슈카월드 유튜브.jpg [새창]
2021/04/13 14:02:35
네 바로 그것입니다.
375 2021-04-17 11:25:05 1
코로나 백신에 대한 조심스러운 생각 [새창]
2021/04/17 09:01:44
네 맞습니다. 저도 화이자 ceo의 말에서 그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약간 다른 생각이지만 코로나가 백신으로는 통제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슬픈 생각이 든 것입니다. 백신으로 못한다면 방역의 타이밍을 놓친 현재는 답이 없어 보이니까요. 그리고 오해하게 글을 썼나 봅니다. 제 말은 물량을 모아서 한국기준으로 하루 100만명 이상 접종하는 정말 신속하게 접종하는 것을 말했던 것입니다. 한두달 안에 완료하는 속도전이요. 헷갈리게 써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화이자의 사기업들에게 전적으로 맡긴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동감합니다. 지금 그래서 백신특허를 반납하라고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마음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소아마비백신의 특허를 포기한 것이 아마도 소아마비 정복에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조나단 소크님은 그저 빛이네요.
374 2021-04-17 11:10:46 2
어제 생방송중 슈퍼챗 수십만원 터진 슈카월드 유튜브.jpg [새창]
2021/04/13 14:02:35
과거 어떤 세대에서든 어느 나라에서든 수도권 혹은 경제활동이 왕성한 도시지역에 2~30평 정도의 자기만의 공간을 2,30대의 대부분이 소유하고 살던 시기나 장소가 있을까요? 아마 삼국시대에도 막 경제활동을 시작한지 10년도 안되는 젊은층이 자기만의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다 피해의식이죠. 경제활동을 20~30년을 더 한 기성세대가 더 많은 부를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을 넘어서 오히려 사회정의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요? 평생을 일해도 빚만 늘어가거나 제자리 걸음하는 것이 더 이상하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많은 부를 갖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해 보입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인생은 예측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계산기 두드려 보고 언제까지 얼마를 모을 수 있겠다라고 예측해도 그것보다 더 모으는 보너스도 인생에 존재하고, 더 모으지 못하는 변수도 인생에 존재합니다.

왜 유독 현재 20~30대 남자들이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을까요? SNS? 반복적으로 안락한 삶을 보여주는 방송? 영상? 젊은이들 힘내라고 자꾸 위로만 해주는, 독자들이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진통제 같은 책들? 사회분석전문가들? 아마 그런 것이 아닐까요? 객관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진짜 내가 어떤 구체적인 피해를 어떤 사람들로부터 받고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은 가능하죠.

저 유튜브는 보지 않았지만 좋은 뜻인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피해의식은 누가 뭐라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내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통렬한 각성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피해의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데 옆에서 뭐라고 자꾸 조언해봐야 그게 꼰대가 되는 겁니다. 결국 스스로 내가 20대 남자로써 사회로부터 어떤 구체적인 방식으로 소외되고 있는지, 혹시 다른 세대에 비해 더 적은 인구수로 말미암아 대입도 수월했고, 취업도 오히려 더 수월했던 것은 아닌지, 최저임금제도로 말미암아 과거 세대보다 오히려 더 나은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보는 것이 답이 될것입니다. 다른 세대가 조언해봐야 싸움만 납니다.

아울러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했지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20~30대만 받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자가를 소유하지 못한 모든 사람이 다 피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앞으로도 집값은 더 오를 것입니다. 과거에 집값이 지금보다 낮았던 시기에도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말은 항상 있어왔던 말입니다.
373 2021-04-17 09:39:54 3
솔직히 우리나라 2,30대 남자들 불쌍한건 사실 아닌가요? [새창]
2021/04/17 09:20:12
그것은 2,30대 여자나 다른 연령대 남녀도 마찬가지죠.
372 2021-04-14 08:49:20 1
실천이성비판의 한계2-실천이성비판의 유아론적 한계 [새창]
2021/04/13 13:22:17
역시 대단하십니다. 정확하게 제가 주저리주저리 쓴 글을 밀도있게 정리해 주셨네요.
이타심은 이기심에서 나의 자리에 타자를 넣을 수 있는 능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흄이나 맹자와 비슷한 생각이겠죠. 사실 정언명령에 따른 이성적인 도덕준칙보다 무서운 것은 나와 타자와의 동일시에 따른 공감 아니겠습니까? 창밖에서 구걸하는 거지를 보더라도 이성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그 거지에 대한 가슴부터 올라오는 공감이 있어야 행동으로 옮겨지겠죠. 모든 철학자는 예술가가 아니지만 모든 예술가는 철학자라는 말이 이런 면에서 가치를 갖게 되겠죠.

스피노자 개념의 윤리 도덕은 바꿔말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코나투스를 자유로 치환할 수 있겠죠. 다만 스피노자나 니체는 도덕보다는 윤리에 그 무게를 뒀지만 인간은 혼자서 살 수는 없는 것이기에 윤리와 도덕을 저울질 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칸트는 도덕적으로 봐야하는 문제(타자와 연관된 문제)를 윤리적 기준으로 접근한 것이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내면을 점검하는 것은 타자와 같이 나눌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요.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일이 타자에게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배려가 칸트에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371 2021-04-13 13:38:14 1
실천이성비판의 한계2-실천이성비판의 유아론적 한계 [새창]
2021/04/13 13:22:17
드디어 철학게시판 한면 30개의 게시물 중 15개를 도배하게 되었습니다!
목표달성 ㅋㅋㅋ
370 2021-04-13 13:25:29 0
판단력 비판의 한계-미학의 주관성 [새창]
2021/04/01 13:57:53
좋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진선미를 나눠보려던 칸트의 시도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문에 선악과 관련된 선이 개입하면 중립성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램지어 교수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의 영역에 선이 개입하게 되면 그것이 검열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칸트가 멋지게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훌륭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369 2021-04-01 14:53:05 0
종교는 무용지물이 아니라 백해무익3-마주침의 아름다움 [새창]
2021/03/22 15:12:32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남을 노예로 만들지도 내가 남의 노예가 되지도 않기를 바라며 서로의 몸에 각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을 침략한 서구인들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을 야만인이라 불렀지만 진짜 야만인은 서구인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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