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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9 09: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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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어나는 배구 학폭 파문의 이면에 샤덴프로이데, 시기, 질투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군중심리에 의한 마녀사냥의 위험성에 대한 적절한 지적으로 보입니다. 누군가는 고민해 볼 사항이 될 수도 있는 좋은 의견이라고 봅니다. 어떠한 의견에도 양날의 검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학폭가해자라고 지목되는 사람들이 군중들로 하여금 시기, 질투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람이라 저지른 잘못에 비하여 더 큰 비난을 받는 것은 아니지 싶습니다. 사람들의 샤덴프로이데를 자극할 만큼 유명하고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사람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팬이었다면 실망감, 팬이 아니었다면 피해자의 고통에의 공감이 비난을 일으킨 것이 더 크다고 봅니다.
이번 학폭 파문이나 미투열풍이나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단순폭행이나 성범죄라는 죄의 특수성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학교폭력 역시 단순 폭행으로 치부하기엔 피해자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을 테니까요. 어찌보면 공인이라는 특수성으로 일반인보다는 더 크게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부당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공인의 숙명이겠죠. 물론 공인이라는 개념을 어떤 연예인처럼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좁혀 해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중으로부터의 인기와 본인의 이미지로 먹고 사는 사람은 모두 공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 운동선수도 당연히 공인이라고 보고 그 유명세 만큼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니까요. 대중의 인기가 없었다면 어떤 소득을 올릴 수 있었겠습니까? 공인의 영향력, 본보기를 생각한다면, 또한 미투 가해자의 운명과 비교해 본다면 부당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학폭 가해자 개인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번 사태로 학폭으로 사회적 명성과 기반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학폭이 발생하는 것을 아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되긴 했습니다. 공리주의적으로도 부합하는 일이 아닌가 싶네요. 저도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뉴스를 같이 보며 학교 폭력의 위험성을 너무 쉽게 설명하게 되었습니다.
밑에 제가 적은 글처럼 철없는 청소년기의 일탈로 너무 가혹한 비난과 처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서 있는 곳이 원래 그런 자리입니다. 만약 이번 파문이 생기기 전에 철이 들어서 먼저 피해자를 찾고 사과하고 보상했다면, 그리고 먼저 나서서 공개적으로 과거의 일을 철저하게 반성했다면 아마도 결과는 달랐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 용기에 박수를 받았을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