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
2020-11-14 01:43:27
0
긴다리호랑이님, 발전이 없으시네요.
일단 독점을 얘기하고 부동산을 얘기하니 그걸 바로 엮어서 인식해버리시는 오류를 충분히 지적해드렸는데,
레버리지를 비판하면서 친일에 비유하니까 또 그걸 동일시해서 인식해버리시면, 이러면 발전이 없잖아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일단 레버리지에 대해서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계셨다는 것은 좀 아시겠나요? 그에 대해서는 별 말은 없으신거 보면?
---
네, 제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상황은, 주거목적의 부동산은, 즉, '주거권'은, '기본권'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주거목적인 집 정도는 공공부문에 속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현재에도 (일부분) 분명히 실시되고 있는 정책입니다. 여러 가지 국민임대주택이 있고, 아파트 신축을 할 때 법적으로 이를 위한 지분을 마련해야 합니다. 뭐랄까, 정부가 개별 기업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형국이지요. 맞습니다. 우리나라 건보체계 역시, 정부가 자유롭게 무제한 돈을 벌고 싶은 의사들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죠. 인정합니다. 그게 맞고요.
애시당초, 세금이란 것이 그렇습니다. 완전무제한의 자본주의 세상이 된다면 정부라는 것이 필요 없을테고 세금이라는 것도 없을테죠. 그 0과 100 사이의 사회에서, 저는 적어도 부동산은 투기꾼들의 농간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재'라는 용어를 사용하신다면, 네. 저는 주거목적을 위한 집이 전기, 수돗물, 가스, 철도 등과 같은 공공영역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신자유주의는 부동산은 말할 것도 없고 전기 수도 가스같은 SOC도 무제한 민영화해야된다고 외치겠죠. 명확하게 입장이 다르긴 합니다^^
물론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라 역시 존재하지 않죠. 애초에 저는 '이상'이라는 단어를 대단히 많이 사용하면서 제가 실재하는 대상에 대해 말하고 있음이 아님을 충분히 고지했었구요. 일제시대에 독립투사들에게 '독립'이라는 것이 '이상'에 불과하였던 것처럼요.
오히려 우리나라는 토왜, 전태일과 김용균, 구의역 김군의 나라니까요.
제프 베조스가 될래, 죽어가는 노동자가 될래? 라고 묻는다면, 저라도 제프 베조스를 선택하겠습니다. 인간이니 당연하죠.
근데 이 사고실험은 님이 부당하게 왜곡했어요.
저의 질문은, '그렇게 되고 싶습니까?' 즉, '그렇게 살고 싶은가?' 였습니다.
선택지가 제프 베조스 아니면 죽어가는 노동자 둘 밖에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제프 베조스를 택하겠죠.
하지만 원래 선택지가 없었던 저의 질문에 정당한 선택지를 부여한다면,
제프 베조스처럼 타인의 생명과 존엄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자기가 감당하지도 못할 부를 추구하는 "씹지옥죄악"의 길을 정말 택하고 싶은가? 그냥 제프 베조스처럼 초 초 갑부는 아닐지라도, 내 한 몸 건사해서 노동의 대가로 그럭저럭 먹고 사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사는 것보다도? 그런 삶에서도 당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소소한 행복과 성취를 누릴 수 있을 텐데도? 정도 되겠죠.
그럼에도 나는 일개 노동자보다는 제프 베조스가 되고 싶다면 뭐 할 말은 없습니다.
제 친일파 비유가 그렇기에 적절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역사상 제일 출세한 친일파, 누구입니까?
박정희. 다카키 마사오. 오카모토 마모루.
원래 직업은 뭐였습니까? 교사. 요즘도 교사면 뭐 최고로 안정적인 직업이었지만, 연세 많은분들한테 물어볼수록, 일제시절에 교사면 정말 정말 정말 좋은 직업이었습니다. '생계형 친일파'로 충분히 만족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어요.
고등경찰이 갑자기 쳐들어와 갖은 고문을 가하면서 친일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면, 그런 상황에서 친일하겠다고 불어버리는 걸 누가 얼마나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다카키 마사오는 교사라는 괜찮은 직업을 가지고 그럭저럭 괜찮게 살아갈 수 있었어요. 다만 그는 그 이상을 바랬던 겁니다.
그 길이 정상적으로 자기 힘으로 노력해서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매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자본가의 길이었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모든 직원들에게 충분한 냉난방을 제공하고서도 여전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부자로 남을 수 있었을 겁니다. 김성수는 노동자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고서도 여전히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재벌로 남을 수 있었을 겁니다.
박정희는 그 이상, 사실상 일제시대라는 환경 하에서는 명확히 규정된 그 길, 동족을 죽이고 팔아넘겨서 출세하는 길을 택합니다.
세상에 착한 자본가가 없겠습니까. 있겠지요. 우리나라에도 미국에도 정말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자본가들, 있습니다. 돈을 벌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은 많아요. 그 많고 많은 길에서, 꼭 사람의 목숨줄을 쥐고 흔드는 방법을 택해야겠느냐고, 식량펀드나 부동산같은걸로 돈을 벌고 싶냐고 물은 거에요. 탁 찝어서 수많은 욕을 먹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를 골라드렸고, 제프 베이조스가 충분히 사악하지 않다면, 얼마든지 다른 더욱 사악한 자본가로 바꿔드릴 수도 있고요.
님이 지금 제가 말한대로, 자본가가 꼭 사악한 사람만 있느냐, 돈을 버는것이 무조건적으로 악이기만 하냐, 정당하고 착한 방법으로 자본주의 정신에 입각해 부를 쌓을 수도 있지 않냐. 왜 그렇게 삐뚤어졌냐라는 식으로 대응했으면 훨씬 일리가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님은 제가 일부로 이런 (저는 이전 글에서도 저의 비판 아니 비난이 개인적인 도덕론에 불과한 감정적인 비난에 불과함을 스스로 인지하고 인정했었습니다) 나름 고르고 고른 최악의 자본가와 같은 삶을 살고 싶으냐는 질문에, 고작 소시민의 부동산 투자 정도를 비난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악마같은 자본가와 비교하는 이 도발에, 망설임없이, 1초의 고민도 없이 '예'라고 하시겠다고요?
대~단 하십니다 참.
한분은 고작 부동산 비판글 좀 올렸다가 결국 메르스를 겪은 의사로서 세월호로 상징되는 시대인 이명박근혜 시대가 좋았다고 커밍아웃을 하질 않나...
한분은 레버리지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이해에서 출발해서 악덕 자본가 (선량한 자본가가 있다며 나를 역공할 수도 있는 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너비가 되질 않나...
---
저는 쿠팡은 이용하지 않지만, 당연히 인터넷쇼핑을 이용합니다. 배송비를 아끼려고 머리를 써서 쇼핑을 하죠.
그리고 저는 택배비가 올라도 절대로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환영할겁니다. 오른 택배비에 맞춰서 배송비를 아끼려고 여전히 머리를 쓰면서 쇼핑을 하겠지만요.
택배노동자들의 노력 덕에 님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쇼핑을 누리고 있습니다. 딱 애덤 스미스가 떠오르는데요? 그런데 택배노동자를 괴롭히는 것은 고객이 아니라 갑인 택배회사들입니다. 막대한 이득을 올리고 있는 택배회사들은 시장이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택배기사 수수로를 갈수록 줄이고 있다죠. 이전에 불과 수수료 10원 인상을 주장하다가 돌아가신 한 택배노동자도 생각나네요. 저는 택배기사들이 자신들이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보장받기를 바라고, 이를 위해 택배비가 인상되어야 한다면 적극 환영합니다. 그 오른 택배비라는 상황 하에서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전략적인 쇼핑을 하는 것은 여전히 소비자로서의 저의 전략일테구요.
오히려 그렇게 인상된 택배비의 분배구조가 택배기사들을 충분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가를 더 신경을 써서 감시해야겠죠. 김용균씨가 원래 받았어야 할 월급은 520만원이었는데, 실제로 받은 금액은 220만원이었거든요. 저는 불쌍한 김용균씨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석탄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까?
김용균씨의 몫을 빼앗아간 파견업체, 하청구조, 갑을관계, 이를 가능하도록 법제화한 사람들과 세력들을 비난해야죠.
택배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택배회사들을 비판해야죠.
그걸 소비자의 탓으로 숨기는 당신의 모습이 얼마나 유치하고 비열한지, 이제 좀 이해가 되십니까?
당신의 이런 전략은 이중으로 사악합니다. 얼마든지 택배기사들의 현실에 지원을 보낼 준비가 된, 궁극적인 그들의 고객이 되는 소비자를 비난함으로써 이 연대를 파괴하며, 그렇게 쿠팡 이용자들을 비난하면서 진짜 문제의 근원인 갑들, 택배회사들의 책임을 감추고 있지요. 과연 제프 베조스처럼 되시고 싶으신 분 답군요.
아무튼, 꿈 이루시고, 제프 베조스나 김성수보다는 나은 자본가가 되시기 바랍니다. 하필이면 전태일열사 50주년 기일에 참 대단한 자본가 납셨어요. 높은 꿈 꾸시다가 가랑이 찢어지진 마시고요.
비열해요. 비열해... 택배 노동자가 불쌍하니, 소비자를 공격한다고요? 그들을 죽게 만든 그 기업들을 내비두고서?
비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