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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2016-09-23 04:37:26 0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또 왔네.

양 가면이 싸늘하게 말했다.

-또 왔어?

말 가면이 한숨을 쉬었다.

-하하하하!

순록 가면이 미친 듯이 웃었다.

"이게, 무슨...."

나는 당황하며 가면을 벗으려했다.

-쓴 건 자네 스스로잖아? 우리 중 하나가 된 걸 환영하네. 하하하하하하!

순록 가면은 엄청 큰 목소리로 웃고는 박수를 친다.

-도시괴담이 된 것을 환영해. 이제 아무도 다 너에 대한 기억 못하게 되었어. 축하해, 개.
125 2016-09-23 04:29:19 2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그때로부터 몇 년이 지났다. 깨어난 곳은 집 안이었다. 꿈인가 싶어 반신반의하면서 산 로또는 정확히 1등이 되었다.

그 뒤로 4번을 더 당첨되었다. 그러나 현재 수중에 남아있는 건 몇 백만원뿐. 그것도 아마 술로 탕진되어버리겠지.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 했던가. 한 번 맛본 돈 맛에 나는 쉽게도 내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여자를 사고, 술을 사고, 웃음을 사고. 돈은 그리도 좋은 것이었다. 아, 밤마다 붙는 귀신 그거. 돈 펑펑 쓰며 무당 부르니 해결되던데?

그런데, 바뀌기 전의 나는 아무리 해도 돈으로도 안 사지더라.

"우웨......"

토사물 냄새가 가득한 거리. 그 위로 내 토사물의 냄새를 덧붙였다. 목구멍으로 쓰리게 내가 먹었던 것들은 넘어왔다.

그래, 돈이 있으니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더라. 친척들은 매일 맡겨놓은 돈 찾으러온 마냥 당당하게 돈 내놓으란 말을 하더라. 친구들은 늘 가난하고 내가 도움을 줘야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더라.

난 그런 걸 늘 당연하게 내주어야 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더라.

다시 소원을 빌 수만 있다면.....

"어....?"

나는 손 끝에 들린 무언가를 눈에다 가져다 댔다. '그것'은 어느 순간 내 손에 들려있었다.

"헤헤."

그것은 가면이었다. 내가 버린 줄로만 알았던 그 개 가면. 술기운인지, 자포자기한 심정이 너무 큰 건지. 나는 평소라면 하지 않을 짓을 하기로 했다.

"멍멍!"

그래 나는 개였다. 돈에 환장한 개1새끼다. 멍멍 짖으며 여기저기 돈을 갖다바치는 개1새끼다.

나는 낄낄거리며 머리를 가면 안으로 집어넣었다.
124 2016-09-23 04:06:22 1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너 말이야, 고작 그딴 소원을 빌려고 온거냐? 난 말이야.....!

말 가면은 내 어깨를 세게 잡고 흔들었다. 처음으로 화난 듯한 그 기세에 조금 움츠러들어 나는 변명하듯 답했다.

"저에겐 필요한 소원입니다. 학자금 대출도 갚고, 좀 편하게 살고 싶습니다....."

-너...고작 그런 한심한 이유로.... 누구는.....!! 누구는.......아아..... 젠장!

한심하다? 그건 남 사정을 겪어보지 않고 지껄일 수 있는 가장 무책임한 말이다. 수 년 째 취직 준비생활을 하고 있다보면 방 안의 물건이 커보인다. 내가 너무 작아져서 그러는 것이다.

세월과 함께 자존심을 깎아내기도 이젠 지쳤다. 나는 많은 시도를 했고 그만큼의 실패를 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왜 이야기꾼에 대한 소문을 필사적으로 찾았냐고? 그야, 이건 자살하기 전 마지막 발악이었으니까!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아서 했던 일이었다!

-푸하하하하핫!

그때 옆쪽에서 광소가 들려왔다. 순록 가면의 것이었다. 저 양반도 저렇게 웃을 줄 알았구나.

-뭐가 문제지, 말? 올바른 소원이지 않나.

-아니 그래도 순록 형씨, 선이 있지. 고작 이런 소원으로.....

순록 가면은 말 가면의 말을 무시하고 내 쪽을 보며 물었다.

-다시 말해보시오, 그대의 소원은 무엇이지?

나는 확신을 담아 말했다. 그래, 이걸로 난 행복해지는거야.

"로또 1등 5번 당첨!"

조금 숫자가 올라간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 소원은 접수되었다.

말 가면이 싸늘하게 말하는 동시에, 눈 앞이 마구 비틀렸다. 그대로 나는 정신을 잃었다.......
123 2016-09-23 03:36:11 1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이제 소원의 차례지......

순록 가면이 말을 길게 늘어뜨렸다.

-어서 말해봐, 들어줄테니까.

말 가면이 재촉하는 가운데 나는 소원을 빌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극히 욕망에 충실한, 그런 소원을........

"로또 1등 3번 당첨이요."
122 2016-09-23 03:26:43 1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이야기 끝.

말 가면이 짝짝 박수를 친다.

-와아아아. 들을 때마다 참 암울하단 말야, 그런데 그거 진짜 끝은 그게 아니지 않나? 딸은 20세 생일 때 토막살해 당해서.....

-닥치게.

순록 가면은 화난 말투로 거칠게 말했다.

-니예, 니예.

말 가면은 양 손을 들고 얌전히 수긍했다.

이로서 세 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끝났다......
121 2016-09-23 03:22:40 1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그건, 검은 색 모포에 감싸인 빨간 색 무언가였지.

-그건, 숨을 색색 들이쉬고 내쉬었어.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닮은 무언가였지.

-그는 딸을 껴안고 오열했어.

-병원에서 깨어난 딸은 말했지. '창문을 두들기던 무서운 아줌마는 어디갔어?'

-딸은 창문으로 던져졌거든? 비가 그곳으로 던진게 분명했어. 그렇다면 창문을 열었다는 것이 되겠지.

-발견된 비의 시체는, 기묘한 모습이었네.

-직접적인 사인은 기도 막힘에 의한 질식사.

-코와 입과 폐에는 주방 세제가 가득 들어있었네.

-그리고 싱크대에 얼굴을 박고 부그르르르....

-결국 그 미친 여자는, 자신의 말을 지킨 셈이지.

-한편, 남겨진 자의 삶은 상당히 무채색이 되었지. 금방 이름을 부르면 나올 것 같은데도 어디에도 없어. 옷도 스스로 다려야 해, 먹으라고 만들어 놓은 반찬은 못 먹겠어.... 그걸 먹어버리면 아내의 흔적이 사라질테니까.

-너무 답답해서 태양은 무당집을 찾아갔어.

-댁 아내는 미,친년이 딸에게 해꼬지 하려는거 막고 있슈.....

-그 말에 그는 깨달았어.

-그래, 그에겐 남은 것이 있었지. 아내가 남기고 간 아내의 선물. 아내를 쏙 빼닮은 사랑스러운 딸.

-태양은 신을 원망하는 것을 그만두었어.

-비는 원래 영원히 오지 않으니까. 잠시 자신에게 내린 것에, 잠시라도 자신에 젖어든 것에 감사했네.

-그리고 비가 남기고 간 것, 자신의 딸을 소중하게 길렀다네.
120 2016-09-23 02:59:27 2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어렴풋이는.....알 것 같습니다..."

흐릿하게 한 대답에 순록 가면은 단호하게 잘라 대답했다.

-자네는 전혀 이해할 수 없을거야. 그 기분을...그 고통을.....

-태양은 바로 일을 엎어버리고 정신 없이 집으로 갔네. 그러나 집에 도착해서도 들어갈 수는 없었어.

-아파트는 완전히 화염에 휩싸여 있었어.

-태양은 망연자실히 자신과 가족의 집이 불타는걸 바라보았지. 현실이 너무 비현실적이었어.

-그 때, 태양의 집쪽에서 무언가가 떨어졌어.

-검은 색 덩어리가.

-귀신이면 때려죽일 심산으로 그는 다가갔지.

-자신이 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어. 그저 그 미x년을 쫓아 지옥까지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었지.
119 2016-09-23 02:37:46 2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어느 날, 모든 것이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 있잖아? 점심 쯤에 벨소리가 들렸어. 그래서 태양은 의심없이 그걸 받았어.

-미안타..... 미안혀......

-그 목소리는 고모의 목소리였지. 그런데 그 전화가 오기 며칠 전에 고모는 돌아가셨네. 그렇다면 누가 전화를 했을까?

-그는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어.

-끝 없이 미안하다고만 하는 고모의 목소리 사이로 미친듯이 웃어대는 날카로운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렸거든.

-자네는 그 전화를 받았을 때, 그의 심정이 어땠는지 알 것 같나?

1. 알 것 같다.
2. 모르겠다.
118 2016-09-23 02:29:32 2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귀신이 어떻게 됐는지 못 들은 것 같습니다."

순록 가면은 흐응 콧소리를 내며 턱을 쓰다듬었다. 그러나 이어진 말은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뒤, 태양은 비와 연인이 되었어. 어쩌면 제일 처음, 태양이 돌에 걸려 넘어져서 울고 있을때 비가 자기가 먹던 사탕을 건네주고서 야무지게 돌을 뽑아 저 멀리 던져버렸을 때부터 정해진 것일지도 모르지.

-태양은 비를 좋아했고, 비도 태양을 좋아했어.

-그 감정이 사랑이 되는 건 이상하지 않았지. 아닌 것 같아도 그 둘은 언제나 서로만 보고 있었으니까.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비는 약한 것 같아도 실은 강한 면이 있는 여자였으니까, 슬퍼하는 아버지를 잘 위로해주었어. 그렇게 그 부녀는 동생, 자식을 잃은 슬픔을 가슴 한 구석에 묻어두었지.

-비의 아버지는 태양을 인정했고, 그 둘은 대학 졸업을 마치자마자 후딱 결혼해버렸어.

-아이도 낳았어. 예쁜 딸이었지. 비가 아이가 날은 날은 공교롭게도 비가 왔어. 태양의 눈에도 비가 왔지. 비를 줄여놓은 것 같은 그 애가 너무 작고 예뻐서 말이야.

-집에 가면 예쁜 아내와 예쁜 딸. 세상 모든 남편과 아버지들의 심정은 비슷할거야. 아내가 눈을 휘며 웃는 가운데 딸이 졸졸 따라나와 안아주면 그걸로 세상 다 가진 것 같지.

-태양도 그랬어.

-그리고 어리석게도, 그 행복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네.
117 2016-09-23 01:58:06 42
[새창]
진짜 역겨워요 드러워 죽겠음... 어린 쪽에서 먼저 관심있는거 아니면 그 마음 민폐고요 극혐 맞슴다 알고 지내던 사람이면 이해라도 하지. 작성쟈님 힘내세여...저도 피방알바하면서 많이 본지라 남일 같지 않네요ㅠㅜ
116 2016-09-23 01:50:26 1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아니요, 전혀."

순록 가면은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부드러운 말투로 다시 질문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들어보고 싶군.

1. 커플
2. 귀신
115 2016-09-23 01:45:02 1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어때, 행복하게 끝난 것 같나?

1. 예.
2. 아니오.
114 2016-09-23 01:43:40 2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비는 젖어서 떨리는 태양의 몸을 보았어. 그리고 화를 냈지.

-야, 우산 니나 써! 난 비 맞을거야.

-태양은 고개를 저었어. 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이렇게 말했지.

-난 비가 좋아.

-이제는 비가 어쩔 줄 몰라할 차례였지.

-둘은, 결국엔 둘 다 우산을 쓰지 않은채로 집에 돌아갔네. 우산가지고 실갱이하다가 둘 다 푹 젖어서 우산 쓰는 의미가 없어졌거든.

-그리고 사이좋게 감기를 나눠가졌네. 친구 좋다는 게 뭔가.
113 2016-09-23 01:32:52 1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고모는 굿 비슷한 것을 했어. 소금을 놓아두고 몇 번이고 듣지 못할 속도로 무언갈 빠르게 중얼거렸지. 소금이 검은 색으로 변했네. 놓아둔 소금들이 전부.

-고모는 몇 시간 동안 기절했다가 깨어나서 중얼거리고 다시 기절하기를 반복했어. 그리고 일어나 평안해진 모습으로 말했지.

-부적 두 장 써줄테니께, 하나는 니 아부지 드리고 하나는 너 들고 다니고. 창문 두들기는 소리 나믄 절때 열지 말아라. 그기 니가 열어줘야만 들어올 수 있응께.

-모든 게 끝났다는 게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네.

-태양과 비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손을 잡고 돌아갔어.

-집으로 손을 잡고 돌아가는 길에는 비가 왔어. 태양은 비가 온다는 걸 알고있어서 우산을 가지고 있었지만 펼치지 않았네.

-비는, 빗속에서 울고 있었지. 눈물이 빗물과 섞여 알아보기 힘들겠지만, 태양은 알아볼 수 있었어.

-아마, 그 동안 참고 있던 눈물이 터진거였겠지.

-태양은, 비를 달래주는 것에 서툴러서 옆에 있어주는 것 밖에 못해. 그래서 옆에서 같이 비를 맞았어.

-바보.

-바보 멍청이!

비는 갑자기 태양을 노려보다 태양의 가슴을 팍팍 때렸어.

-우산이 있는데 왜 안 써!

-태양은 황당했어. 바보라는 말을 들은 것이나 가슴팍을 뜬금없이 맞은 것보다는, 다른 이유에서였지.

-지는 늘 비 맞는 게 좋다며 맞고 다니는 미X년이면서?

-태양은 번거롭게 우산을 펴서 비 위로 드리웠어.

-난 비 맞는거 좋아하거든? 이거 치우셔.

-아, 또 폐렴 걸려서 골골거리시게? 야, 너 픽 쓰러지면 옮겨줄 사람없어요.

-뭐 이새끼야?

-둘은 다시 예전처럼 험한 욕을 주고받았지.
112 2016-09-23 01:00:14 0
세 번째 이야기 [새창]
2016/09/22 20:06:25
-태양은 기겁하면서 고모 앞을 막아섰어.

-이게 지 여자친구라고 막는 꼬라지 좀 봐라!

-고모는 기세 좋게 태양의 등을 때리고서 둘을 앉혀 놓고 이야기를 시작했어.

-그년 웃으면서 춤을 추지?

-처음 비에게 건넨 말은 그거였어.

-고년 지대로 미,친년이다. 지 죽음이 기쁠리 있나. 근디 쳐웃으며 춤추는 건, 지대로 미친 귀신밖에 더 있긋나.

-왜 널 죽이려드냐고? 니 미,친년이 왜 니한테 붙었는지 모르나. 니 질투해서 그런기다. 지는 죽었는디, 닌 살아있응께. 그러니까 화나서 니 죽일라고 옘병을 하는기다.

-딴 무당년들, 다 니 피했지? 그만큼 니한테 붙은 년이 미,친년이라서 그런기다. 똥 밟는거라 그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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