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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6 11: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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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남에 거주중인데 저녁약속이 있어서 식당을 찾게 되면 거의 모든 식당들이 잘 아시는 그런 채널들을 상시 켜놓습니다.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지 알기에 평소에는 쳐다도 안보는데 밥먹다 보면 귀로 이야기가 들어오잖아요? 밥먹으러가서 속이 뒤집히는 경험을 계속 하게 됩니다.
더 미치겠다고 느끼는건 거기 있는 연세 많으신분들은 다 거기에 동조하고 명확하지도 않은 (아마도 보수 카톡을 통해 입수한듯한) 정부에 대한 중상모략을 열심히 퍼트리고 계십니다. 그렇다보니 정치에 관심 없으시거나 어느정도 중립인분들도 TV와 지인들을 통해 세뇌당하듯 머리속에 그들의 논리를 심게 되더라고요.
정말 말도 안되는 말이라 웃으면서 그런거 아니라고 팩트를 알려드리기라도 할라치면 여기저기서 다 나라팔아먹은 역적놈 쳐다보듯 봅니다. 몸싸움까지 날뻔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동석한 사람들에게 불쾌한 경험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참게만 되더라고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후로는 그 모종의 카톡에서 지령이라도 내려오는지 확인되지 않은 미국의 감염과 전문의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몇몇 식품을 먹으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을 비켜간다면서 아무 문제 없을거라는 거짓 정보도 나눕니다. 특히 접해본 몇몇 그런분들에게서 항상 양파를 기이하리만치 강조하더군요. 생양파를 식사때마다 먹어야한다, 감기 기운이 있으면 생양파를 잘라서 자는 머리맡에 두고 냄새를 맡아야 한다 등 양파농가라도 보수카톡에 엮어들어간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세상이 어느땐데 이런 혹세무민하는 거짓정보들이 돌아다니는건지... 정말 한탄을 금할날이 없습니다. 이 상황을 바꿀 방법이 없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