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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7 17: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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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려서 유괴도 한번 당해봤고
초등학생 때 아침 학교 가던 길에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어떤 60 가까이 됐을 할아버지? 아저씨? 이런 사람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다가
저를 스쳐 지나갈 때 제 왼쪽 가슴을 한번 꽉 움켜쥐고 휙 지나가버렸어요.
너무 황당해서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뒷모습을 봤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제가 고2때까지 살던 집이 있는데 복도식이었거든요.
옆집에 부부와 아들 하나가 살았는데 그 아들이 저보다 대여섯살 쯤 많았어요.
그 아들 방 창문을 지나야만 저희 집으로 갈 수 있었는데
제가 들어오면 시선이 느껴져요. 저를 쳐다보고 있는게요.
맨날 집에만 있고 외출을 잘 안 하고 가끔 그 집에서 큰 소리 들리는 거 들어보면 아버지하고 엄청 싸우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맨날 신경 곤두서 있었는데.. 여름에 학교 다녀오는데 절 쳐다보는 것 같아서 급히 집에 들어갔다가
두 시간쯤 지나서 학원 가려고 집 문 밖을 나섰는데... 옆집 현관문이 벌컥 열리더니 그 집 아들이 바지랑 팬티 벗고 제 앞에 서서... ㄸㄸㅇ를 하더라고요.....
너무 충격 받아서 멍하니 얼어있다가 그 아들이 앞으로 성큼 걸어오길래 놀라서 얼른 집으로 들어갔어요.
그때 다행히 열쇠로 걸기 전이라 문이 열려있어서 바로 들어갔지 문 잠궜으면 어찌됐을지.....
그 남자 말고도 동네에 약간 모자란 남자 한명 돌아다녔는데
여름방학 때 반바지 차림으로 책방에 만화책 빌리고 돌아오는 길에 저 쫓아와서 저 인간이랑 똑같이 바지 벗고 그런 적도 있고...
제가 하체비만이라 다리가 좀 통통하고 굵어서 그런가... 유독 이런 경험이 많아요.
20대 초반 때는 친구 만나러 가던 길인데 그때도 반바지를 입었군요.. 근데 무슨 오마주처럼 위에 가슴 만진 그 아저씨랑 똑같이...
제가 걸어오고 맞은편에서.. 지금도 기억나는게 수염을 길렀고 백발이고 키는 저보다도 작았고 왜소한 차림에 야구모자를 쓰고 청자켓을 입은... 그런 차림의 아저씨가
건물을 꺾어 저를 스쳐지나면서 왼손으로 제 오른쪽 엉덩이를 한번 꽉 움켜쥐고 지나가더라고요.
순간 어릴적 경험이 떠올라 너무 소름이 끼쳐서.. 그 아저씨는 태연히 아무 일도 없는 듯이 걸어가고 있었고요.
그때 머릿속으로 오만 생각이 스쳤던게... 맘 같아선 가방이라도 던져서 공격하고 싶은데 내 옆엔 지금 아무도 없고 증거도 없고 나만 미친X되기 딱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결국 아무 대응도 못하고 돌아섰었죠. ㅠㅠ
밑에 댓글에도 달았었는데 지하철에서도 변태 만나서 경찰에 신고해 고소한 적도 있고요.
그외에도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별별 변태 많이 만났어요. 대응을 못한 게 한이네요..
결혼 전 연애시절 신랑이 회식 끝나고 술 취해서 핸드폰을 버스에 흘렸는데
그 폰을 어떤 남자가 주웠고.. 저는 걱정되서 전화를 걸었더니 저 남자가 받았는데
폰 돌려달라 부탁했더니 마치 폰 돌려받고 싶음 자기 말 들으란 식으로... 은근슬쩍 저를 희롱하더라고요.
너무 화났지만 폰만 받고 보자 하고 꾹 참고 좋게좋게 대응했고 다음날 술 깬 신랑한테 엄청 화내면서 말했더니 미안하다고 싹싹 빌면서 폰 찾으러 같이 가자고...
해서 같이 갔더니 진짜 이제 갓 스물이나 됐을까 싶은 어린애...
신랑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폰 건네주고 도망치더라고요.
저런 어린애한테 희롱이나 당한 내 자신이 너무 싫고 신랑도 밉고... 펑펑 울었더니 미안하다고 담부턴 절대 안 그러겠다 하고 지금까지도 폰 떨구고 그런 적은 없어요.
가끔 신랑한테 제가 겪은 일 말해주면 뜨억해요. 말도 안 된다고 왜 가만히 있냐고.
당신이 나 따라다니면서 계속 지켜줄 수 있음 대항하고,라고 하면 아무 말 못해요. 세상 흉흉한 거 잘 아니까. 칼이라도 갖고 있음 어쩌냐고 하면 할말 없는거죠.
여자들은 이런 일 한번씩은 다 겪는 것 같아요. 사소하게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