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2016-04-26 13:45:25
1
저는 결혼 3년 차인데
흔히 결혼하면 돈 모을 것 같다고 하지만 정신 바짝 안 차리면 오히려 결혼 전보다 돈을 더 많이 쓰게 되요
다들 생활비만 생각하는데 결혼하고 가장 큰 변수가 '경조사비'거든요.. 이걸 다들 생각 안 하시더라고요
결혼 전엔 그냥 구두로 축하한다고 하거나 행사에 굳이 참석 안 해도 됐던 상황들이
결혼 후엔 무조건 참석, 안 하면 이상하고 참석 못하면 돈으로라도 반드시 챙겨야 되는, 그런 일들이 벌어져요
가령 부모님 생신도, 전에는 간소한 선물에 아침 미역국 한 상으로 끝내던 게 결혼하고나니 용돈 수십만원에 값비싼 선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왜 갑자기?라고 해도 그게... 새 식구 들어오면 그만큼 새 식구에게 대접 받고 싶은가봐요 알 수 없는 심리...
단촐하게 해도 설날, 추석, 양가 부모님 생신, 어버이날, 이렇게 챙기다보면... 예상외로 지출이 커요.
혹시 부모님 용돈 드려야 하는 상황인지 모르지만 저기에 용돈까지 합치면 월 50 정도는 예비비로 갖고 계시는 게 좋죠.
그럴려면 외벌이라 해도 최소 월급 250 이상은 되야 두 분이 생활할 수 있다는 얘기고요,
여기서 전제는 '대출이 3천만원 이하인 경우'예요. 근데 남자분이 모은 돈이 있다 하시니 이건 괜찮으실지도...
음 그리고 혼인신고 먼저 결혼식 나중 이건 좀 말리고 싶네요
위에 설명해주셨지만 갑자기 아이가 생겨서 출산하고 육아하게 되면 결혼식이고 뭐고 그냥 없던 일이 되버려요; 그게 싫어도 그렇게 되고요..
주변 반응도... 뭐 여태 잘 살았으면서 새삼스럽게 결혼식이냐... 이런 반응이더라구요. 특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젊은이들 결혼식 하는 거 그 때를 넘기면 그냥 허례허식 취급해버려요. 여태 애 낳고 잘 살았으면 그냥 쭉 그러고 살지 뭘 유난이라고...
주변에 설명하기도 구구절절하다고 그냥 하지 말라고 그 돈으로 어디 여행이나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제 주변 경험담이에요.
그리고 아무래도 가장 예쁠 새신부 시절을 넘겼다보니... 뭘 해도 확실히 그 기분은 안 나는거죠. 신혼이라는 기분이.
아예 예식을 안 하고 두 분 간소하게 사실 생각이라면 몰라도 나중 결혼식을 치를 생각이라면... 그냥 약간 무리해서 제때 치르시고 사세요.
살다보니 때라는 게 정말 다 있더라고요. 그 때를 놓치면 그 후엔 뭘 아무리 잘 해도 소용 없는 일이 되더라는...
그리고 나중에 직장 다니실 생각인지 모르지만, 아이 없는 기혼 여성은 취직하기 정말정말 힘듭니다.
언제 어떻게 출산휴가 내지는 퇴사할지 모르거든요.
사회의 무서운 눈초리 감당하실 각오 하셔야 해요.
너무 안 좋은 얘기만 쓴 것 같지만 저는 리얼 100% 현실만 썼습니당... 솔직히 개인적으론 제가 님보다 10살 많은 언니로서 좋은 나이 더 맘껏 즐기고 결혼 천천히 하셨음 해요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