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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9 0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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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태동은 천리안이나 하이텔에 있던 예비 글쟁이들이 습작으로 쓰던 야설들이었습니다. 족보 거슬러 올라가면 보봐리 부인이니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니까지 가겠습니다만, 제 생각으론 할리퀸 문고와 더불어 그때 열린글방이 퍼지면서 우후죽순 번역되었던 서양 로맨스 소설의 여파가 더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하튼 네비게이터가 생기고 익스플로러가 생기면서 웹시대가 열리자 유료과금제인 그바닥을 탈출해서 작가들이 소라의 가이드로 이전했습니다. 그때 소라의 가이드 측에선 일부러 작가들을 섭외한 적도 꽤 됐고, 무분별한 불펌은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19금 스킬들도 따로 연재코너로 강의했던 것도 기억나고요. 그때 당시에도 캐나다에 서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운영자가 그리 말했는데 진실은 모르겠고요.
소라의 가이드는 그러다가 망했습니다. 본격 동영상 시대가 열리면서요. 아마 ADSL이 퍼지기 시작하면서부터일 것 같습니다. 소라넷은 그 망한 소라의 가이드를 업체가 인수해서 장사한 걸로 압니다. 하두리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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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작성자님의 글은 살짝 음모론으로 비쳐집니다. 그것보단 언론이라는 것들이 어느정도 쪽수가 되었다 싶으면 이슈화시키는 상업성 때문에 빚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영 메갈측의 주장이 0이라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이슈화는 띄우려는 시도가 조오오옷나게 많지만 성공할 확률이 적은 법인데, 소라넷 폐지는 성공한 케이스기 때문입니다. 메갈의 화력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봅니다.
메갈이 판세를 구축한 것인지, 단지 트리거로써 작동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메갈측의 역할은 일정부분 있다고 봅니다.
문제라면, 저는 그런 의심을 합니다. 저 메갈측의 동조자들, 메갈측의 인맥이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말입니다. 일베가 세상의 중심이듯이, 메갈이 어쩌면 세상의 중심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종종 듭니다. 특히 언론계 종사자들의 톤을 보자면 말이죠.
메갈은 떠들 수 있죠. 어느 커뮤니티든 떠드는 게 목적이니까요. 근데 그걸 띄우는 건 다르죠. 이슈에 항상 목마른 언론이라지만, 메갈과 소라넷 사건이 정말 그런 언론의 배고픔만이었나 하는 생각이 요새 자주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