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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1 23: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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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종사자는 아니고 배달대행 하는 사람입니다. 치킨값에서 가장 많은 가격을 차지하는 요소는, 본사입고된 닭, 그리고 배달비입니다. 여기서 닭값은 본사가 가장 많이 후려쳐먹는 부분입니다. 요새는 업계 탑급 프랜차이즈는 가맹비가 아닌 물류업에 치중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도미노 피자는 옛날엔 양송이나 피망을 각 가맹점이 알아서 사와서 썰어서 썼다면 지금은 본사에서 공급하죠. 거기서 마진을 얻고요. 모든 프랜차이즈가 그런 방식으로 진화합니다.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요. 직원들 월급은 형편없습니다. 모든 걸 마스터한 점장급이 월 300이 안되는 곳이 허다합니다. 치킨집은 그것보다 적고요.
배달비는 콜비가 가까운 거리의 경우 3천원이 보통이나 실상은 콜 가맹비를 포함하면 4천원 정도라고 보셔야하고, 대행이 아닌 배달직원을 고용한다면 사실 그것보다 더 비용이 쎕니다. 어쩌면 배달비용이란 건, 5천원에 육박할지도 모른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배달원은 성실한 근무자, 거기에 일 잘하는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고, 이직이 매우 용이하며,(배달직원이 사장보다 갑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의 경우엔 일당 배달원들이 증가해서 배달직원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배달비용은 최저임금 상승과 연동될 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수당을 적용한다면 건당 5천원이라는 비용마저도 최저임금에 못미치게 됩니다.(야간수당, 주휴수당, 특근수당을 고려하면요. 거기다 위험수당이라는 잠재적 비용도 적용해야 합니다. 1년을 무사고로 끝내는 배달원은 본 적이 없습니다)
치킨값 뿐만 아니라 모든 배달음식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이 배달천국일 수밖에 없었던 건, 싼 인건비에 기반했기 때문이고요. 배달업계에서는 이제 배달원 구하기가 힘들어서 현실화되는 것이죠. 반면에 임금노동자들의 수입이 그만큼 증가가 안되니 체감상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 거고요. 욕을 해야할 곳은 비비큐 본사가 아니라, 임금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집단과 정치권에 요구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치킨값은 매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