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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06: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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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삥뜯는 산적 불교 스님이라는 워딩은 매우 적절하지 않습니다. 스님들의 주장은 법적으로, 또 자본주의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들이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땅은 엄연히 국가에 의해 강제로 공원화된 사유지 입니다. 그리고 절은 문화재이기도 하지만 스님들 입장에서는 거주지, 즉 집이기도 합니다. 님은 자기집 앞마당에 수만~수십,수백만 명이 무단으로 들어와서 마구 어지르고 가도 그러든지 말든지 내버려 두실건가요? 따라서 정청래의 발언은 실로 자본주의의 근간을 무시한 아주 무식한 발언입니다. 소유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여 - 봉이 김선달은 자신의 소유가 아닌 대동강의 소유권을 주장했죠- 불교와 스님들을 심각하게 모독했죠.
게다가 타국의 문화재관람료와 비교해 볼 때 한국 사찰의 관람료는 매우 저렴합니다. 바로 옆의 중국만해도 별로 볼 것도 없는 곳도 만원이상씩 받고 좀 볼만한 곳은 삼만원, 오만원씩 받는 걸 생각하면, 스님들에 의해 잘 관리된 절경을 푼돈내고 보는 건 오히려 저렴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불자로서 이번 승려대회가 참담한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니라, 스님들이 삼천명이나 모여서 하신 말씀이 지극히 자본주의적이고, 이익집단적인 모습을 보여서 그런 것입니다. 풀어 말해서 소위 수행자라는 분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서 붓다의 올바른 법과 그 실천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본인들의 자본주의적인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 권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수행자, 중생들의 스승, 출가자가 아니라 사찰재산관리인으로 한정시켜버렸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에 붓다의 가르침이 패배한 것이죠. 그래서 불자들이 참담해 하는 것이지, 스님들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 자체에는 아무 불만이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