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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0 08: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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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당시에도 지금도 배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필자의 내용처럼 일이 힘들기 때문에 요령을 핀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니까요. 노가다 현장에서도 요령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만, 뱃일이 쉬운 것도 아니고..
저는 배를 타본 적은 없어서 비교 대상이 될 수는 없겠으나 20대 중반에 휴게소에서 일을 한적 있습니다. 좀 큰 곳이고 좋지 않게 그만두었기 때문에 상호 언급은 피하겠습니다. 관련 용어도 사용을 하지 않을게요. 사용하면 어딘지 알아채니까요.
휴게소 식당에서 일을 1년 좀 안되게 일을 했었는데, 메뉴가 6천~7천원 정도. 한가할때도 있지만 대부분 바쁩니다. 메뉴 준비하고 무엇보다 도로공사 등에서 위생검열도 주기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신경 쓸게 여간 많은게 아니죠.
문제는 명절.. 6천원 7천원짜리 팔아서 매출 1억을 했어요. 식당 하시는 분들 아시겠지만, 몇천원짜리 팔아서 하루 매출 백만원 하는 것도 쉬운 일 아닌거 아실 겁니다. 헌데 1억을 했어요. 그 당일에.. 살면서 이렇게 많은 인파가 식사를 하기 위해 줄 지어 있는 모습은 본적 없었습니다. 휴게소 앞 주차장까지 즐비한 인파는 끝이 안보였으니까요. 설겆이 파트는 식기가 지붕까지 올라가고, 직원들 다 나와서 메뉴 빼고 땀은 비오듯 하지, 입에서 닷내나고 내 몸의 감각이 마비된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일도 힘들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힘들고. 1년 안되게 일하고 그만둔 적 있습니다. 하는 일에 비해 급여도 별볼일 없었고 말이죠. 직원으로 올라가면 급여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데, 요새 어딜 가나 직원 채용 쉽게 안하죠. 대부분 아웃소싱을 통한 비정규직 고용이 대부분이니 여기도 마찬가지였죠.
그만두고 나서 진짜 무슨 일을 해도 여기 보단 낫겠다 싶더군요. 헌데, 그 일을 저 보다 먼저 한 분도 있고 여전히 그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여기서 제가 한번 패배감을 가져보기도 했었습니다. 그와 반면 내 일이 아닌건 아닌거다란 생각도 들더군요. 위 내용은 일의 경도와 달리 임금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이 제일 큰 것으로 보여 집니다. 저는 휴게소에서 근무 시작 전 내용과 급여 명세서 받은 것이 별 차이 없었기 때문에 일에 비해 급여가 적다는 것 정도는 있었죠.
뱃일 말고도 급여가 실질 급여하고 다른 경우가 의외로 많을 겁니다. 이게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 중 하나죠. 내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해야 하고 하고 나서 정확히 얼마를 받는지 명확하게 알려주면 감수하고 할텐데, 오늘날도 구인란 보면 220~250만원. 잔업,특근에 따라 차등 이런 식이니..
더 웃긴건 250만원을 크게 확대해서 적어 놓는다는거죠. 최대 수령 가능한 금액을 유혹을 한다는 것이 문제라 봅니다. 막상 일 시작하면 그 최대 금액을 받는게 쉬운 일이 아니란걸 알게 되었을때의 허탈감. 아웃소싱에서 월 300만원은 다들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소개받고 모 회사에 채용되어서 그리 받고 있다. 헌데 막상 가보면 아웃소싱에서 말한 것과 실질 급여는 차이가 있습니다. 전에 FPCB 모 회사에 처음 들어가서 조장한테 월 급여가 280만 받느냐 했더니 아주 박장대소를 하며, 여기서 그 월급 받으면 부자 되었다고. 아웃소싱에 연락해 알아보니 혼동이 있었던거 같다. 다른 곳을 알아봐 주겠다. 하더군요.
요약을 하면 위 후기를 통해서 뱃일이 험악한 걸 알지만 지금도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쉽게 바뀌지 않는 다는 것
직업 소개소, 아웃소싱 등에서 말한 급여와 실질 급여가 상이하다는 것이 오늘날까지 있다는 것
이 사회가 바뀌어야 할 부분에 대한 역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현장일도 근로 계약서 작성을 하긴 하더군요. 이거 보고 놀라긴 했었습니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많은 것들이 더 개선되어야 한다 봅니다.
심심해서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함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살아가기 위한 것인데, 현실은 이런 사람을 가지고 장난질을 많이 친다는 것이죠. 무슨 일을 하든 노동에 대해서는 귀하게 여겨야 하는데, 소모품 취급하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저도 이 한복판에 있기도 하고요.
사람 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 입에서 닷내가 나고 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을 때 이 생각 참 많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