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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30 05: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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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 생각나는 에피소드네요.
제가 6살 쯤의 명절이었는데, 친가에서 진짜 우리 엄마만 시집살이 시키고 (아빠가 막내라) 나머지 가족들은 전부 자리 꿰차고 앉아 이른 아침의 진수성찬을 먹고 있었죠. 그 작태를 보고 있자니 벨이 꼬여 안되겠던지, 저는 앉아서 밥 먹으란 고모의 말에 결국 터져서 '난 이 집 가족 안해! X씨 안한다고! 왜 우리 엄마만 일해! 엄마, 나랑 외가로 가자!' 라며 온 가족들을 향해 소리 질렀어요. 그 후론 왕래가 현격히 줄었고, 누군가의 장례식 외엔 거의 친가 식구들을 만난 기억이 없어요. 엄만 가끔 그 때의 당황스러움과 시원함을 얘기하시곤 했어서 저도 아직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