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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3 04: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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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결혼해서 애가 있는게 아니라면 하지도 않은 결혼, 있지도 않은 애, 아직 생성되지 않은 가족 생각에 이민하진 마시길... 늦게 이민나와 오래도록 짝 찾아 헤매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항상 정보를 스스로 적극적으로 찾아보며, 그에 맞게 자신이 준비되었다 생각할때 이민 시도하세요. 새 나라의 언어/문화는 아무리 공부해도 모자르지 않습니다. 그 과정이 괴롭지 않고 나름 즐겁고 보람차다면 살만한 나라라고 생각되니, 워홀 경험이 판단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저녁과 휴일이 제대로 있어서 가족들과 즐거운 삶을 살수있는지는 이민와서 어떤 직업을 가지냐에 많이 달려있어요. 여기도 많은 이민 1세대들이 부부 노동력을 밤낮으로 쥐어짜는 자영업을 하고 있고, 이민을 위해 요리처럼 남들 다 쉬는 대목에 죽어라 일해야하는 전공을 택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는 것과 가족밖에 없는것은 상당히 다릅니다. 한국에서의 회식을 싫어하던 분들도, 다 커서 이민해서 인맥을 제로로 리셋하고 새로 만들어나가는게 어려운만큼 예전에 시끌벅적 밖 사람들과 어울려 부어라 마셔라 하던게 생각난다며, 캐나다를 지루한 천국이라 여기기도 하더라고요.
자녀때문에 이민 생각하는 30-40대 분들 꽤 보는데, 대다수는 그저그런 자녀 교육을 하게 되는걸 봐왔어요. 소문난 케이스들이야 그만큼 자녀교육 성공했으니 잘 알려진거고요.
처음 5-10년은 엄마아빠도 애만큼 바쁘고 불안정하고 정신없어서, 여긴 한국보다 학교 밖의 시간이 훨씬 긴 환경인데 집에서 같이 자율적인 시간관리, 자기통제, 공부, 여가 관련 습관들을 못 잡아주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한국식 교육제도에서 자란 많은 분들이 본인도 못 갖춘 경우가 많은지라, 사교육으로 뺑뺑이 돌리며 대리양육 부탁할 수 없는 환경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분들...
혹은 자녀 언어실력이 부모 언어실력을 빠르게 앞지르게 시작하면 자기가 영어 못해서 힘든 은행, 잘잘못따지기, 병원, 서류작업 이런걸 어린 아이에게 계속 통번역 해달라 맡기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죠. 동네에 학교에 이런저런 행사나 활동이 있어도 부모님이 정보력이 모자르니 놓치는 부분도 많고, 애 대학갈땐 현지 입시제도에 전혀 문외한이면서 대체로 명문대만을 죽어라 바라는 부모님과 더더욱 갈등/고립 구도가 생기고...
자식 때문에 왔다고 말하지만, 자식과는 언어/문화적으로 멀어져버리고, 애들 대학가면 한국을 무척 그리워하는 이민 1세대들도 많이 보니 신중히 생각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