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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4 12: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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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가게 건물주도 예전에 대형슈퍼 체인 하면서 그 건물 주인한테 엄청 데이고 접고 다른 곳으로 옮긴 건데, 은행 대출 바짝 땡겨서 본인도 상가건물 하나 사서 주인 입장 되더니 저러고 있네요. 똑같이, 아니 자기가 당한거 보다 더 독하게 저러고 있어요. 하긴 본인도 자기 집, 가게 줄줄이 담보 잡히고 대출 땡긴거 이자 내기도 버거운 판국이니 세입자 쥐어 짜는 거겠지만 애초에 본인 깜냥도 안되는 짓 저지른 걸 세입자 닥달해서 채우려고 해봤자 같이 죽자는 거 밖에 안되지...
뭐 어쨌건 저 양반도 본인 살려고 발버둥 치는 거니 좀 안됐기도 하고 애초에 상권 분석 잘못하고 들어온 우리 책임도 크니 이래저래 안타까운 상황이긴 하지만 몇년간 주변 가게들 수두룩하게 망하고 바뀌어가는 동안 죽자사자 버텨왔는데 이제 슬슬 한계가 보이네요.
건물주를 일방적으로 욕하는 건 아니지만 자영업자들이 힘든건 과도한 가게세 탓이 커요. 시스템적으로 이거 손보지 않으면 안됩니다. 최저시급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고, 어차피 반드시 올라야 할 문제입니다. 경기가 안좋고 돈이 안 도는데 봉급쟁이들 뭐라도 돈 더 받게 해줘야 하는건 옳은 방향설정이에요. 노동자가 퇴근하면 소비자가 되는거니까요.
월급받는 노동자가 돈 넉넉히 받고 퇴근 후 자기 삶 자기 여가 챙길 수 있게 되면 시장에 돈이 돕니다. 봉급쟁이 노동자들이 자기 직장에서 꿈과 미래와 보람을 찾고 거기서 열심히 일을 하면 자영업자도 살아납니다. 봉급쟁이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돈도 시간도 삶도 보장 못 받으니 퇴근 후 소비자가 되어줄 여력이 없어 시장에 돈이 안 돌고 그럼 자영업자들도 굶는거죠. 게다가 그렇게 자기 직장에서 꿈과 보람도 야망도 찾지 못하고 근근히 버티다 불안정한 고용의 결과로 밀려나 자영업계로 흘러들어오면 가뜩이나 손님 없어 굶주리는 자영업계에 수요는 더 줄어들고(봉급쟁이 노동자가 줄어드니) 공급만 과잉되는 사태가 나서 더더욱 상황이 악화되는거죠.
대기업, 중견기업이 큰 사업 벌여 돈 벌면 그걸 자기네 노동자들한테 나눠주고, 협력업체 중소기업에 나눠주면 다시 그 협력업체가 자기네 노동자들한테 나눠주고 그럼 그 노동자들이 저녁 6시 이후에, 또 주말에 우르르 쏟아져 나와 맛난거 회식하고 옷 사입으면 자영업자들이 돈 벌고 그 자영업자들이 원자재 사느라 대기업에 대금 지불하고 그게 경제가 순환하는거죠.
근데 여태껏 수구정권시절 대기업 살리자고 애먼 세금 쏟아부어줬더니 대기업들 그걸로 뭐했습니까? 고용창출을 했습니까 신기술 연구개발을 했습니까? 모 대기업은 불법 세습 승계작업 한다고 주가 조작질에 국고에까지 손대고 정치권력자들 뇌물이나 퍼주는데 썼습니다. 모 병신 기업은 땅투기에 조단위 돈을 퍼부었죠. 경기가 어렵네 중국이 기술력으로 따라오네 위기네 하고 있는데 연구개발이나 인건비로는 안 쓰고 매년 사내유보금이나 늘어나는 사태를 보면 대기업에 돈 퍼준다고 경제 하나도 안 살아난다는게 증명됐죠.(503정권때 그래서 ‘사내유보금 안 쓰면 회수한다’는 뒷북 정책 세웠더니 대기업들 그걸로 주주들 돈잔치 해서 쳐먹고 치움ㅋㅋㅋㅋ)
여태 대기업 퍼준다고 밑빠진 독에 쳐부운 그 돈으로 자영업자들 알바생 고용을 위한 자금 지원(=알바생 월급 지원)만 해주더라도 그보다 훨씬 더 큰 효과 볼 겁니다. 지금 최저시급 오르면 자영업자들 당장 타격볼 분들도 많은게 사실이기는 하지만 더러운 대기업 대표놈들이 자영업자 걱정하는 척 하며 개소리하는 건 진짜 싸대기 쳐맞아야 할 소리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