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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4 12: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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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 올바른 도축’을 외치고 싶으면 도축장을 가던가 도축-유통업체에 항의를 하던가 해야죠. 왜 최종 소비자한테 지1랄일까요? 여론의 관심이 필요하면 최소한 예의를 갖추고 ‘육식 자체를 문제 삼는게 아니다, 도축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거다’ 논리를 펴던가요. 무턱대고 대중더러 죄악감 혐오감 불러일으키겠다고 니네 덜자란 병아리 쳐먹는거야! 지1랄하는건 싸우자는 얘기로 밖에 안들리네요.
그리고요, 공장식 사육과 도축은 인간 사회 유지를 위해 이제는 포기하기 힘들어진 시스템이에요. 인간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생태계 피라미드가 어찌 생겼느냐를 생각해보면 현재의 지구 생태계는 최상위 포식자가 어마어마한 숫자로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밀집된 집단 거주 형태를 띄고 있는 비정상적 구조에요. 이 최상위 포식자들이 굶어죽지 않고 살아가려면 대규모 농장과 공장식 가축 사육-도축 시스템은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너무 ‘비인간적(비인간적이란 말에 주목하세요. 자연 생태계에 잔인하다는 표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잔인하다, 불쌍하다는 개념 자체가 인간 중심적 사고의 산물이에요)’이지는 않도록 토론하고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지 공장식 사육-도축 자체를 죄악시 하는 건 그 자체로 이미 지극히 인간 중심적 사고이기에 모순일 뿐이란 겁니다.
개고기가 문제가 아니라 잔인하고 비위생적 도축이 문제인 것이고, 푸아그라가 비난 받는 이유도 거위 간을 먹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위해 거위를 ‘비인간적’ 사육을 하기 때문인거죠. 이런 것들은 그 동물이 불쌍해서 금지되는게 아니라, 그것을 허용하고 지켜봤을때 인간이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 때문에 금지되는 겁니다. 결국 이런 것도 인간이 인간다운 인간성(일종의 위선이라 볼 수도 있겠죠. 부정적 의미에서가 아닌 ‘인간다움’으로서의 도덕성이요)을 지키기 위한 것 뿐입니다.
저런류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게, 자연보호 환경보호 환경과의 상생 다 좋고 찬성합니다만은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생존과 정서 보호를 위한 것일 뿐이에요. 과욕을 부려서 주변 환경을 다 파괴하다가는 인간 본인들이 살 수 없게 될테니까요. 인간이 인간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은 죄악이 아닙니다. 모든 생물은 자기 중심으로 생각해요.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고 당연한 겁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생각하고 인간 중심으로 자기 환경을 꾸리는 것 역시 대자연 입장에선 자연스러운 일인거에요. 인간때문에 다른 생물 종이 멸종하면? 그것도 자연 입장에선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운석이 충돌하거나 거대화산폭발로 대멸종이 일어난다고 운석이나 화산이 악한 건가요? 애초에 선악개념은 인간만 지니고 있는거고 선악개념 자체가 인간중심적 사고입니다. 자연보호 환경보호도 결국 인간의 생존과 정서 보호를 목적으로 이뤄지는 인간중심적 행동일 뿐이에요.
저런 주장을 하고 싶으면 현재의 닭고기 사육-도축이 인간이란 종의 생존에 환경적으로 추후 큰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는 근거를 제시하거나, 혹은 인류의 정서에 장기적으로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방식이라는 근거를 제시하면서 논리적으로 접근해야죠. 영계 닭고기 먹는 니네 다 미개인! 이 지1랄 떨어봤자 본인들만 더 위선적으로 보일 뿐이에요. 인간 중심적 선악 구분/동정심을 꺼내들면서 인류가 환경을 보호해야 할 보호자 관리자 입장이라 믿는 것 까지는 좋습니다. 그건 개인의 자유 영역이니까요. 근데 그러려면 스스로 인간 중심적이란 것을 인정해야죠. 본인도 인간 중심 사고를 하면서 남을 보고 인간중심적이네 뭐네 비난하는건 모순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