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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0 12: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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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부분들은 하나하나 신학적 이유들로 따지고 들자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선악과 관련된 내용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다 해서 능력을 즉흥적으로 이리저리 휘두르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자신만의 원칙과 자신이 한 약속대로 지키는 하나님이죠. 그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대로 지은 인간 역시 할수 있는 것 할수 없는 것의 제약을 해야 하는 것, 하면 안되는 것과 일치시키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지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을 하지 않아야 하는’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본인의 형상대로 지었다’는 뜻은 인간이 기계적으로 해야 할 일만 할 수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못하는 존재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선도 악도 행할 수 있으나 악을 자기 스스로 끊고 행하지 않아야 하는 존재로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애초에 선악과를 눈앞에 두지 않았으면 될 일 아니냐,에 대한 대답은 이것으로 되었으리라 봅니다.
그럼 인간이 그것을 먹을 것을 하나님이 몰랐느냐,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닙니다. 전’지’전능의 뜻 그대로 그 결과에 대해 알면서도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것이죠. 그러나 인간이 죄를 저지를 것을 알면서도 죄를 지을 수 있는 의지를 그 손에 쥐어줬으나 죄를 스스로 거부하기를 바랐기에 하나님은 그 이후의 관계회복을 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선악과 사건에서 시간을 돌려 버리면 되지 않느냐고 하셨는데, 할 수는 있죠. 전지전’능’의 뜻 그대로 충분히 그럴수 있었을 겁니다만 하나님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이상 어차피 반복될 것이고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선악과로 깨어진 하나님-인간간 관계 회복을 위한 계획으로 대신한 겁니다.
흔히 에덴동산이라면 일할 필요 없고 먹고 살 걱정 없는 낙원이라고만 알고 있고, 선악과 사건으로 인간이 죄를 지어 그 혜택을 잃어버린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사실 그건 부차적인 것이고 실제 중요한 것은 인간이 자신 속 ‘신의 형상’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인간과 하나님의 유대관계가 깨진 것이고요. 그래서 이것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율법과 성전과 언약궤를 인간에게 내려주고,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아들이자 자기 자신 그 자체가 인간의 몸으로 내려와 모든 인간의 죄값을 대신 치뤄주고 그 사실을 믿기만 하면 구원을 준다고 했습니다. 선악과 이전으로 돌아가는걸 말씀하셨는데,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이 바로 그겁니다. 선악과 이전의 하나님과 인간 간 긴밀한 관계로의 되돌아감, 회복이요. 에덴동산에서의 무위도식은 부차적인 것일 뿐이에요.
사실 믿음으로 인해 얻는 복이란 것의 정체도 마음의 평안입니다. ‘전지전능한 신이 나를 지극히 사랑해서 나에게 선한대로 일을 하고 있으시다’ 이걸 믿는다면 무슨 일을 만나건 걱정도 근심도 없겠죠. 때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나 힘든 고난을 만나더라도 그것이 비록 나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나 전지전능한 신이 거시적 계획을 가지고 내게 좋은 방향으로 일을 이끌어가는 과정일 뿐이다, 이렇게 믿는것이 신앙이고 믿음이란 거죠. 물론 이런 믿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니 남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겠죠. 그러나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바로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눈앞의 힘든 일을 만나더라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오늘의 현실을 열심히 살며 선을 행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걸 이상하게 곡해해 예수믿으면 무조건 돈 벌고 예수믿으면 온갖 죄짓고 살아도 천국가고 이런식의 해석하는 이들이 잘못 믿고 있는 것이지 그것이 기독교의 본질은 아닙니다.
기독교가 위에 말한 본질을 잃고 온갖 사회적 추문과 민폐만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해서 그 교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크리스챤이지만 예수천당 불신지옥 길거리 선교(?) 하는 이들 싫어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예수 믿는 사람답게 선한 삶을 살면서 남들의 모범이 되는게 우선이지 그러지는 못하면서 길거리에서 저런 무의미한 외침만 외쳐봤자 ‘봐라 내가 하나님 위해 이런 부끄러움 감수할 정도로 대단한 신앙인이다’ 스스로 자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너는 지옥에 떨어질 거다! 나는 천국 갈거다! 이런 단정 자체도 교만의 죄죠. 기독교인들의 이런 부패와 폐단, 잘못들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귀기울여 듣고 반성하고 시정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한 비판은 제대로 된 기독교인이라면 감사히 받아야 할 일이죠.
그러나 성서에 대한 오해나 기독교 교리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오해하시는 점에 대해서는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