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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13: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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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님도 잘 삐지시는 분이고.. 남편이나 어머님이 "아버지 삐졌다" 라는 표현을 잘 쓰시는데요..
그게 아무리 그런성격의 분들이라고 해도 사람 봐가면서 삐져요. 남편이나 어머님은, 아버님이 삐지면 되게 전전긍긍 하는 타입이고, 저는 뭐 어쩌라고... 까진 아니지만 그냥 본인이 삐진건 본인이 풀릴때까지 기다리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예요. 이건 제가 그런성격인것도 한몫 한다고 생각하구요.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지만, 저희 아버님이 저를 포기하게된 결정적 계기는, 당신이 원래 6시 땡 하면 식사를 하시는분인데 방문하기로 한날 하필 아이들 병원이 사람이 밀려서 30분 정도 늦은날이 있었어요. 당연히 전화는 드렸고, 최대한 빨리 갈게요. 라고 전달은 해놓은 상태였는데 이미 저희가 가니, 아버님은 배고프다고 삐져서 라면끓여드신 후였고, 남편과 어머님은 이상황을 어찌해결해야 할지 몰라 어머님은 아버님을 달래고, 남편은 저한테 도움을 요청하더라구요. 저는 그냥 태연하게, 계란말이를 하면서, 아버님 그럼 아버님은 식사 하셨으니까 제가 애들 밥 먹일게요~ 하고 아무일 없이 애들하고 밥먹고 웃고 떠들고 놀다 갔어요. 딱 그뒤로 어머님도 저한테 아버님 삐졌단 소리 안하시고, 남편도 말을 하긴 하되 제가 뭘 해결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더라구요.
중요한건 작성자님의 마음인데.. 누군가는 아마도 이런 상황이 크게 불편하지 않을거예요. 그런데 작성자님은 이런상황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할수 있는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하시고 본인 스스로에게 만족할 만큼만 전화를 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타인의 만족은 그사람의 기준에 내가 못미치는것 뿐이지 내가 전화를 안한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내가 할수있는 역량이 100프로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50프로 밖에 안되는 사람인데, 나는 최선을 다해서 70프로를 했다지만 작성자님이 하신 70프로는 다른사람에게 기준점이거든요. 70에서 더 잘하면 잘하는거, 65가 되면 못하는거.. 작성자님이 내 역량보다 15퍼센트만큼 더 해도 결국 기준점에 못미치는 사람이 돼요. 그러니 작성자님이 할수있는만큼만 하시고 가끔 체력이 남을때 +@를 보여주시는게 어떨까요.. 저 위에 어느분이 쓴거처럼 "비가와서 전화드렸어요" 라던가 하는거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