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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7 17: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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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이십육년 전인 1996년. 4학년 2학기에 교양으로 '학술정보조사법'이란 과목을 들었었다. 과목은 말 그대로 논문에 쓸 인용자료를 어떻게 찾고, 또 인용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는 과목이었다. 3명이 한 조가 되었는데, 출석부 순서대로 조를 짰다. 그래서 우리조는 89학번 전자과 선배와 90학번인 나, 그리고 경영학과 91 여학우가 한 조가 되었다. 셋 다 모두 마지막 학기. 대학교 짬밥을 먹을만치 먹은 우리 조는 수월하게 과제와 발표를 끝냈고, 남는 시간엔 모여서 술마시기 바빴다. 당시만해도 IMF가 터지기 전이라 다들 졸업만 하면 전자과 선배는 삼성전자에, 나는 중견 제약기업에, 그리고 여학우는 뭐 어디든 취업이 되던 그런 시기였다. 한 가지 안좋은 점은 출석부 맨 위에 있던 우리는 무조건 수업 시작 전에 교실에 와 있어야했다. 단 일분이라도 늦으면 지각이 되는 그런 상황... 술 마시다가 가을 밤바다보러 놀러가기도 하고, 나름 대학 생활의 마지막을 꽃 피웠었다. IMF로 우리 인생이 어떻게 휘말릴지도 모르는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