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1
2014-06-06 23:25:31
1
가령 독립운동을 생각해 보십시요, 아랫글의 단락을 옮겨와 보자면 1910 년 강제합병 전후의 단계에서 항일저항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선의 독립] 입니다. 외세를 배격하고, 외국의 사상과 문물이 침입하는 것을 격퇴하여 왕국으로서 조선을 부활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지요.
그런데, 1920년대를 경계로 항일운동의 성격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조선왕조의 부활은 조선인들의 미래의 일부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인가, "외세를 격퇴하고 나라를 보전한다"는 이념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목표는 '나라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세우는 것'으로 변해버립니다. 자강운동이 시작됩니다. 왕조에 종속된 신민으로서 나라에 충성하여 조선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힘을 길러 강한 민족이 되어 독립된 국가를 수립한다는 것이 최종적인 목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30년대. 이어지는 무장투장과 테러를 통한 노선을 택한 사람들의 이념적 지표에서 이제 [조선왕조의 부활] 같은 것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이제 이들은 단순한 '독립' 이상으로, 새로운 국가의 '수립'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임시정부'가 만들어지고, 이들이 내세우는 강령은 확실히, 옛조선이 국가로써 건재할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꿈꾸게 됩니다. 일제의 지배가 이어진지 20년이 넘게 되면서, 일부는 일제에 투항하고, 일부는 저항을 계속하지만, 그 어느 쪽이 되었든간에 '앞으로의 세상'이 [전근대적 시대] 와는 전혀 다른 시대일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과연, 조선인들 속에서 무엇이 변한 것일까요?
그 것이 바로 근대화의 핵심이며 근대화를 말하는데 빼놓을수가 없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