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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8 01: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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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심리치료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알코올중독 치료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지만, 절대 심리치료만으론 해결 안 됩니다? 제가 의료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단언할 수 있어요.친인척 어른 두 분이 알코올중독, 간경화,식도정맥류 등으로 고생하다가 결국 환갑도 못 채우고 돌아가신 걸 가까이서 봐왔거든요...
아무리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아도 이미 알코올에 중독된 몸과 뇌가 그 상태를 기억해요. 신체가 알코올에 장기간 노출돼서 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자극과 손상되 거라 마음이 안정돼도 물리적으로 술을 끊기 힘든 몸이 된 거에요. 어느정도냐면... 금단증상 중에 알코올이 끊긴 후 내분비계랑 신경계가 발작하면서 금단섬망(진전섬망)에 빠지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 이게 치사율이 20%인가 그렇습니다. 섬망 중 몸을 가누지 못해 외상으로 다칠 수도 있고, 그냥 섬망 증상 자체로도 죽기도 하고요.
엄현히 따지면 정신질환으로 분류돼서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 게 맞긴해요. 하지만 환자들이 거부하는 경우도 상당하고, 보통 중독 단계까지 접어든 사람들은 대다수가 기억장애나 떨림, 균형감각 이상 등 신경계쪽 질환도 함께 앓고 있어서 환자가 정신과를 심하게 기피하면 일단 우선 신경과에라도 가보는 걸 추천하더라고요.
물론 중독 증상 자체를 치료하는 건 정신과 진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게 제일 적합해요. 친척들 얘기 들어보니까 신경과로 가면 중독 자체에 대한 치료보단 신경계 이상 증상 치료에 더 포커스를 맞추는 편이라서요. 하지만 우선 병원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서 그렇게라도 치료받다보면 정신과 진료도 받아보자고 설득하는 게 그나마 가능성 커진대요.
댓글이 너무 길어져서 화장실 다녀오게 한 번 끊을게요.ㅠㅜ 안타까웠던 기억이 떠올라서 너무 주절주절 말이 많아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