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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4 17:21:58
5
1.
상의 없이 일단 질렀다 이런 건 분명 토론해서 잘잘못을 가려야 할 필요가 있겠네요.
하지만, 본문의 어투에서 보이는 공격성은 좀 자제하실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본문에서도 "저한테 물어보면" 이라고 쓰고 계시는데, 이것 또한 "결정권은 오로지 나한테 있다" 라는 반영으로 보이거든요.
사모님이 본인과 대화없이 결정한 것도 잘못이지만, "내가 알아서 다 해줄 건데" 라는 방향성 또한 상당히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물어보면" 이 아니라 "대화해서 결정한다" 쪽으로 상호 간의 토론이 옳다는 겁니다.
경제권을 빌미로 반려자를 겁박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던 2000년대 이전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2.
그와 별개로, "하나 가지고 돌려쓸 수 있고, 같이 할 수 있는 게임만 하면 되지 않느냐" 라는 발상에 대해서 만큼은 확실하게 잘못 생각하시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아이" 라는 패키지 단위가 아니라, 아이 한 명씩의 개별 의식을 가진 단일 개체입니다.
그걸 패키지처럼 묶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만 해라" 라고 하는 것 자체가 개별적인 성장을 정면으로 틀어막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성별의 형제, 자매라고 하더라도 취향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그리고, 성별을 떠나서 형제자매남매 간에 한쪽이 들고 휘두르는 걸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평생 남을 앙금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는 걸 생각해봐도 차라리 "하나씩" 이 낫다는 거죠.
둘이서 잘만 하네 라고 당장은 생각되더라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1번 항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격성" 때문에 아이들 또한 딱히 말도 못 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제 관념 - 경제적 효율 을 우선해야 할 것도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효율이 통용되지 않는 부분' 또한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좀 생각해보심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