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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19: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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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90년대생들이 성장기에 IMF를 겪었거든요.
존경하고 사랑하던 부모들이 생활고 앞에서 가족을 짐스러워하고 부담스러워하고 죄스러워하며 고통스러워하는 걸 뻔히 봤습니다.
나만 없었더라면 저렇게 불행할 필요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은 흔한 사춘기 자의식 과잉이 아닌, 차가운 사실이고 현실이었습니다.
내 편이 되어주고, 의지할 수 있고, 나를 품어주는 가족... 그런 건 많은 80 90년대생들에게 있어 거짓이고 허상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부모에게 배신당했으므로, 나를 사랑할 내 자녀를 내가, 내 배우자가 배신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지 못합니다.
'혼자가 편해' 라는 말 뒤엔 대부분, '함께 살며 증오하고 원망하고 내 자녀에게 상처만 줄 바엔'이라는 말이 숨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