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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4 18: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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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불러보니 하나하나 떠오르더군요. 옷을 사고, 스승의날 노래를 부르고, 악플을 달고,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처음 립스틱을 발라보고, 알바를 하고, 친구들과 건배를 하고, 부모님과 화해하고, 싫은 반찬을 남기고, 실연당해 울고, 기타를 치고, 비둘기를 날리고, 휴대폰을 고르고, 고민 끝에 콜라를 마시고, 이력서를 쓰고, 단어장을 외우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젤리로 장난치고, 나무그늘 아래서 부채질을 하고, 지갑을 깜빡했다며 뛰어들어오고, 서가에 기대어 책을 읽고, 영화 표를 사고, 오리를 구경하고, 고민에 잠못이루고, 게임 한판이 끝난 뒤 ㅈㅈ를 치고, 담을 넘고, 좋아하는 가수의 신보 공개를 기다리고, 걱정 마, 조심해, 다음에 보자 인사했을 모습들. 어째서 돌아오지 못했니.. 돌아와서 재미있었다고, 완전 별로였다고, 다음엔 같이 가자고, 다음엔 어딜 갈까 하고, 그렇게 백번 천번 말했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