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사실과 그에 대한 견해가 줄줄이 나열되어 있지만 그것들을 연결짓는 '근거'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철수가 필통을 샀으니 내일 우리집에 불이 날 것이다, 불이 난 것으로 보아 철수가 필통을 샀음에 분명하다 이런 수준의 문장의 반복이네요. 이렇게까지 논리도약이 연달아 나타나는 글을 이렇게까지 장문으로 조밀하게 쓸 수 있었다니 얼마나 세뇌가 심하게 됐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망상이 아니고 이건 세뇌의 결과물입니다.
규제가 없어도 알아서 안 들고 다닐 것이다! 그럼 서울시의 모든 조례를 철폐하죠. 시민들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할텐데요. 문제가 생기면 교육을 하면 되죠. 그건 안된다고요? 서울시민들의 의식수준을 무시하는 겁니까? 다른 조례들은 필요하지만 욱일기 규제는 불필요하다는 건, 사실상 욱일기가 내걸려도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여기에 오해하고 말고가 어디 있습니까.
몇년 전쯤 명절 풍경만 생각해봐도 답이 나옵니다. 친척들이 대학 어디가냐 결혼 안하냐 직장 어디냐 질문하는 것 때문에 다들 미치려고 했었죠. 이제 적어도 그런 얘기는 싹 들어갔어요. 적어도 그런 비교를 일상적으로 당하는데서 오는 피로감과 굴욕감은 많이 해소가 된 것 같습니다. 보수 기득권에서는 다시 그런 풍조가 돌아오도록 윤통이 힘을 써줄 거라 기대했는데 지금 아무것도 안 하는 걸 넘어 사회적 지위를 얻는데 성공한 소위 엘리트라는 치들이 얼마나 한심한 족속들인지 그 민낯을 드러내고 행진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