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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09: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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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색이 벽에 칠한
악동의 장난인가
색연필 개구장이
말 없이 바라보니
이놈, 빙그레
박수를 짝 쳐서
이슬을 털어낸다
커다란 무지개야
진작에 없어져도
구석에 조그마한
낙서도 몰라볼까
이놈아, 너는 커서
화가가 될 터이냐
아니면, 말 꾸미는
작가가 될 터이냐
모른척, 말 안하니
이놈, 둥그레
딴청
이놈아, 너는 커서
시인이 되나보다
말 없는 시야말로
시 중의 일품이라
내 눈이 틀림없어
착시는 아니리라
나도, 빙그레
또한, 둥그레
그러나 이놈은
여전히
딴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