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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3 02: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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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흠... 이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처음 해보는 미팅이였어요. 과대의 선거 공약이 미팅주선이였거든요. 홍대 근처에서 만났던 것으로 기억해요.
홍대였던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는 것이... 나중에 훨씬 나중에 홍대 근처에 갔었을 때는 유흥가가 많았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때 만났던 곳은 유흥가는 아니고 언덕이 있는 곳 이었어요. 이 언덕이란 곳이 지금 이야기에서 중요해요.
어디였는지... 카페 비슷한 곳에서 만났을거에요. 파트너를 정하고 저도 다른 애들보다 일찍 나왔죠.
걸었어요. 언덕을.
연극 이야기하고, 영화 이야기하고, 책 이야기하고...
걸었어요.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을.
걷다가 걷다가 보니 지하철 역이 나왔던 것도 같네요. 버스 정류장이었던가? 암튼 교통편이 보이는 곳 까지 걸었어요.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다음날... 다리에 알이 배기는 듯, 근육통이 생기더군요.
안했어요. 연락을. 안오더군요. 연락이.
우리는 많은 토론을 했었죠. 그 화창한 날.
언덕을 걸으며.
덧붙이는 말.
그 후로 미팅을 다시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다시 보게 된 사람도 있었죠. 처음으로 두번째 만난 사람.
일학기 과대표는 미팅공약으로 당선되고, 이학기에는 그런 공약을 하지 않은 제가 당선되었어요.
이학년 선배들이 카니발 겸 졸업생 환송회의 파트너를 구하기위해 미팅을 하더군요. 선배들과 친하던 저도 참가하게 되었는데...
이번엔 파트너를 정한 후 경양식집에 들어갔어요. 고기 비슷한 것 썰고 카니발의 파트너 약속을 했죠.
졸업생 환송회 당일... 선배들은 그 전에 파트너가 필수라며 겁을 엄청나게 줬었는데...
실제로 파트너 대동한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게다가... 일학년인 우리 후배들은 꽃을 팔아야 했더라구요!!
파트너와 함께 온 일학년 과대표.
그 복잡한 상황에서 열심히 하기는 했어요.
오죽하면... 댄스 부분에서 상까지 받았을까...
그 후로 연락이 안되는 파트너.
내 대학 생활의 마지막 댄스.
얼마나 순진했던지!! 얼마나 바보같았던지!!
어쩌면 조금은... 그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