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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0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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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느님/하나님/아훼/여호와)이 전지전능하다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을까? 재미난 주제네요.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말은 모든 것이 어떠한 것으로 고정(결정)되어 있다는 것 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는 것 이라면 이것을 바꿀 수 있을까요? 다른 말로, 인간이 자유의지가 있을까요? 인간이 무엇이라도 바꿀 수 있으려면, 그것은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즉, 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해도 미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해야 합니다. 그런데, 과거와 현재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 자연히 미래의 일도 알게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인간이 자유의지가 있으려면 신도 모르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즉, 인간이 자유의지가 있는 동안 신은 전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이 전능하다면 스스로 전능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내가 내 두 손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한 손으로 칼을 들어 내 다른쪽 손을 잘라버릴 수도 있지않을까요? 그렇다면, 그 후 나는 내 두 손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을 것 입니다. 결국, 인간이 자유의지가 있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동안 신은 전능하지도 않습니다.
스스로 말미암아 완전히 존재하는 이가 어떠한 이유에서 스스로를 헐어 그 완전함을 버렸다고 가정합시다. 그 결과, 다른 어떤 것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것이 신의 의도였는지 혹은 실수였는지는 신이 아닌 이상 모르겠지만, 선한 의도에 따른 계획이 있다고 가정하면 인간이 자유의지를 사용하여 어떤 것을 바꾸는 것도 그의 의도에 맞는가 또는 맞지 않는가로 평가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어떻게 보면, 신의 운명은 인간의 손에 달린 것 일지로 모르겠네요. 그것이 신의 의도였다면, 자신을 온전히 인간에게 맞긴것이니 사랑이나 은혜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네요.
최소한 지금의 신이 전지하지도 전능하지도 않다고 가정하고, 그 상태를 성급히 바꾸지 않는다면 그 또한 어쩌면 신이 인간을 믿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때론 짜증도 부리고 강권으로 뭔가 시키기도 한다고 해도. 반대로, 때론 어긋나기도 하고 반항하기도 한다고 해도. 하지만, 실제로는 모르는 것이죠. 도데체 왜 그러한 일을 했는지 또는 하고 있는지. 모르니까 믿는 것 입니다. 신에 대해서 인간이 그냥 믿기도 어색하니까 무언가 이유를 생각해보고 또 그것을 믿는 것 입니다.
이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사후의 일을 살아있는 우리가 어떻게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다시 자유의지와 전지전능으로 돌아와서...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그 의지로 바꾼 결과도 인간의 책임일 것 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얼마나 책임질 수 있을까요? 다른말로 인간이 얼마나 자유로웠을까요? 사람은 그 사람이 속한 환경과 자라온 문화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 사람이 그 모든 것에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사람이 아닐 것 입니다. 그러니, 그 사람의 자유의지의 정도는 전지전능한 이가 아니면 평가할 수 없을 것 입니다.
언젠가 신이 다시 전지전능하게 된다고 가정하고, 누군가를 그의 곁에 두고 또 누군가를 내친다고 합시다. 우리는 그것을 아직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지금에 말할 수 있는 것은, 신이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있으니(우리가 그렇게 믿고 있으니) 이러한 사람이면 그의 곁에 있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추측하는 것이 최선일 것 입니다. 즉, 이러저러한 사람이 되자라고 추천할 수는 있지만, 이런분이라면 그 곁에 두세요라고 기도할 수는 있지만, 저런 사람은 지옥에 간다고 단언하는 것은 내가 신이 아닌 이상 위험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