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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3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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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키우는 엄마입니다.
남에게 피해주는 것 > 아이의 자존감
이렇게 보고 계시지만,
체벌로 '꺾어버려야'한다고 생각하셨던 아버님은
'남들에게 따가운 시선 받는것'이 너무나 싫기 때문에 '아이에게 납득시키는데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것을 인내심있게 하지 못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트에서 뒹굴며 떼를 쓴다.
이때에는 주변에 사람이 많은 장소라면 일단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는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체벌일 필요는 없어요.
저희 아이도 쇼핑몰에서 한번 드러누운적이 있었어요.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해도 소용이 없어" 라고 나직이 말하고 차분하게 옆에 앉아 지켜봤습니다. 솔직히 누구 지나갈까봐 창피하고 초조하긴 했어요. 근데 애도 엄마가 반응이 없으니 뻘쭘해하기 시작하고 그럴때 "너도 창피하지? 이제 그만 일어나"하니 혼자 스스슥 일어났어요. 그 이후에 마음읽어주고, 그래도 울음 그치고 엄마말 들은걸 잘했다고 해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원하는걸 얻겠다고 드러누워 떼쓴적 없어요.
기를 꺾기위해 혼쭐을 내는 경우보다, 시간도 더 걸리고 아이가 통제되지 않는동안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견뎌야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굽힌 아이의 내면에는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자리잡습니다.
사회 생활하면서 글쓰신분처럼 엄격하게 자랐다는 사람들을 몇몇 만났어요. 그런데 늘 기준을 남의 이목에 두고, 그러다보니 중요한 결정을 내릴때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없더군요. 남에게 피해는 안주고 윗사람 말은 잘 듣는데, 아래사람 입장에서 보기에는 눈치만 보고 소극적이어서 믿음이 안가요.
그래서 내 아이는 '꺾어놓기'보다 자기 발로 옳은길을 걸을때까지 손잡아 이끌어주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