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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3 12: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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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가혜란 사람의 모든 일생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자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당시에 언론과 현장 상황은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더 이상 가정이 아닌 확정으로 말을 할 수 있겠죠. 국가 재난 상황에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과 현장 상황의 괴리감은 극에 가 있었을 테고,
이에 참다 못한 한 시민이 인터뷰로 이것을 알리려 했다는 것.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허위 사실을 말했다며 조롱과 함께 그 사람의 일생에 대해 평가를 하기 시작 합니다.
단지 자신이 본 것 , 들은 것을 알리려 했을 뿐인데 그것에 대한 진위여부는 묵살이 되어 버리고 사실과 진실은 중요하지 않고 과거 내용까지 파헤쳐 결국 '침묵'을 강요 받게 됩니다.
세월호때 씻지도 제대로 먹지도 않고 이 진상을 알리려 했던 이상호 기자. 후배 기자들한테 니들이 그러고도 기자라며 호통을 치던 모습.
어떻게 해서든 승객을 구조하려고 먼길 마다 않고, 본인 사비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했던 이종인 대표.
고 김관홍 잠수사.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저 자리에 가서 모진 고생 했던게 아님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말이 많았죠. '대체 홍가혜 지가 뭐라고 잠수사를 대표하는 것 마냥 나와서 저런 말을 해?'
언론이 만들었고, 그 언론의 말을 그대로 믿은 우리들에게도 일부 책임은 있다고 봅니다.
위 기사 링크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4월 18일 인터뷰 이후 4월 20일을 기점으로 홍가혜씨에 대해 안좋은 방향의 기사가 수 없이 쏟아져 나왔었습니다.
당시 유가족의 발언마저 보도가 안되거나 묵살되는 상황이였으니.. 밀접한 관련이 없는 사람의 인터뷰 따위 얼마든지 허위로 만들고, 정신병력 있는 자로 몰아가는거야 일도 아니였겠지요.
누군가는 나서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례가 중첩이 되면 나서야 할때 나설 수 없게 됩니다.
'아 내가 무언가를 알려야 하는데, 나섰다가는 사람 하나 병신 만드는거 일도 아닌데 나서도 되나? 내가 나설 수 있을까?' 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언론이 만들고 그 뒤에 권력을 가진 자들이 이 모든 상황을 설계하게 됩니다. 우리들이 하고자 하는 것에 반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준거죠.
이종인 대표도 종편에서 질문하는 것에 순순히 대답을 한 인터뷰가 있습니다. 사실 내 사업을 더 크게 만드려고 여기 왔다고 말입니다.
안그러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내가 여기서 더 뭔가를 하려 했다간 나 혼자만 죽는게 아니라 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이 생각에
모든걸 접고, 돈을 바라보고 팽목항을 찾은 그렇고 그런 부류로 취급하며 그 자리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제 밝혀지는 진실과 사실들 앞에 당시에 저 고역을 당한 한 시민의 목소리를 묵살했던 정권과 권력, 언론에 대해서 반성하는 모습을 요구하고
우리들도 조금더 한발 물러서서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독일에서 이민자들이 집단 강간이나 폭행을 했던 사건에 대해 한 시민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적 있습니다.
'저 이민자들이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단지 이민자들에게 문제를 전가할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정황에 대해 조사 해야 할거 같다.'라고 말입니다. 독일이 이민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지만 독일 헌법 제1조에 의거하여 헌법을 수호하는 메르켈에 대해 시민들 모두가 반감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즉 저는 이 글을 쓴 본질적인 이유는 홍가혜씨를 대상으로 했지만 사실은 저 스스로에게도 던지는 말이였습니다. 저는 당시 홍가혜씨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거든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만 있으라. 혹은 침묵을 강요 받고,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자를 무참히 밟아버리고. 나 또한 그러지 않았나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수백개에 달하는 기사를 몇시간 동안 보면서 심정이 착잡해 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