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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5 23: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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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입니다.
이국종 교수님이 지금 처한 현실이 대한민국 의료제도를 통한 사회적 계급차별의 현장입니다. 아주대병원은 왜 병상을 외상센터 안 주느냐?는 본질적인 문제를 이야기 해야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가 병원가서 진료 받으면 병원은 국민건강보험+환자 본인 부담금을 합한 금액을 벌게됩니다. 본인부담률을 계산하는 방식이 아주 복잡한데 평균 약 70%내외라고 합니다. 즉 우리가 질병 걸려서 병원에 가서 30만원을 내면 나머지 70만원을 국민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지급하게 되어 병원은 총 100만원의 수입을 얻게 됩니다.
병원에서 처방을 남발하여 국민건강보험금을 마구 수령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 꼼꼼한 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병원에서 어떤 환자를 치료하는데 100만원이 들었다고 하면 병원은 환자본인에게 30만원을 받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진료 내역서와 함께 70만원을 청구합니다. 이때 국민건강공단에서 이 진료비를 심사하여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70만원을 병원에 지급합니다.
병원입장에서는 국민보험공단에게 돈을 더 받아내면 좋겠지만 진료 프로토콜(절차)이 확립되어 있는 질병의 경우 큰 이윤을 남기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건강보험 공단에서 그나마 후하게 병원에 지급하는 질병으로는 "암" 과 "당뇨" 등이 있습니다. 반대로 짜게 지급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이국종 교수님과 같은 "중증 외상센터"입니다.
따라서 병원 입장에서는 대형 암센터 를 만들어서 돌리면 수익이 제법 나게 됩니다. 그래서 좀 크다는 병원들이 다 암센터를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중증 외상센터는 환자 살리기 위해 드는 비용에 비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는 돈이 적기 때문에 적자가 나가 일쑤입니다.
그럼 왜 건강보험공단은 병원에게 암이나 당뇨의 진료비를 상대적으로 후하게 지급하고, 외상센터는 박대하느냐?
암과 당뇨는 일반 국민들 모두가 걸리는 질병입니다. 그러나 복합 외상은 주로 "노동자"계층이 당하는 사고이기 때문이기 그렇습니다. 한정된 건강 보험 재정으로 선택을 해야 한다면 노동자 계층에 대한 지원을 적게 하고 그 돈을 암이나 당뇨에 돌리는 게 더 낫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이국종 교수님등 여러 헌신적인 중증외상센터 인원들 덕분에 중증외상센터에 국가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바로 본문과 같은 상황인거죠. 아주대 의료원장 입장에서는 꽃놀이패를 쥔겁니다.
국가에서 중증외상센터에 쓰라고 준 돈 60억 중 아주 일부만 중증외상센터에 주고 나머지는 꿀꺽해서 돈 버는거죠. 그리고 병실도 안 주고 온갖 모욕을 줍니다. 이 상황을 못견뎌 중증외상센터가 문닫으면 그곳을 암센터로 만들면 또 돈벌 수 있습니다.
진짜 이게 나라냐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