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21
2021-10-16 00:17:32
1
당시 유행하던 우생학과 여러 정치사상들, 그리고 니체 등의 철학을 얼뜨기 정치가가 주먹구구식으로 어설프게 이해하고 자기철학으로 삼은 후 실현을 시도한 결과죠.
히틀러같은 악인이나 그런 이가 득세할 후 있었던 불안정한 독일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사상적으로 위험한 시대였습니다.
우월/열등 개념이 보편적으로 자리잡아있었고, 정상/비정상 인간의 구분도 명확하며 그것이 사회 전반적으로 받아들여졌고(동성애자, 정신병자, 신체 장애인, 부랑민 등), 국가의 구성원은 국가보다 하위개념으로 국가집단에 충성해야한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이었으며, 식민지 착취는 아직까지 일반적이었고, 인간평등사상은 백인간에나 존재하던 것이었으며, 지금같이 각국보다 상위개념인 절대적인 국제기구 따위는 없었고, 인도적 협약들은 수틀리면 무시해버릴 수 있는 일부 국가들간의 희미한 조약에 의해 약속된게 전부였습니다.
아마 2차대전이라는 비극과 나치독일이라는 절대악으로 부터 얻는 부정할 수 없는 절대적 교훈의 습득 없이 그대로 기술발전을 거쳐 현대 수준에 도달했다면 더 큰 비극이 세계적으로 일어났을겁니다. 디짙털 기술과 원자력 에너지, 우주기술을 다루는 기술수준의 인류가 아직도 우생학적 민족주의와 전체주의, 장애인 차별, 인종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2000년대에 벌어질 세계대전이 어떤 결과를 냈을까요? 전후 승전국간의 협상자리에서 열등국가를 투표해서 동의한 갯수의 도시들에 원자폭탄을 터뜨려 흑인과 동양인을 '청소'하는 미친 꼬라지가 벌어졌을지도 모릅니다.
2차대전은 분명 비극이지만, 인류가 감당못할 인류 멸망수준의 기술을 습득하기 전의 마지막 특이점에서 인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희생을 댓가로 교훈을 얻어낼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몇십년만 더 후에 이 같은 전쟁이 벌여지고 인종학살극을 벌였다면 평등주의와 반인종주의같은 교훈을 얻기 전에 인류는 분명히 핵전쟁으로 멸망했을 겁니다. 아니면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 수준까지 발전해서도 인종주의에 빠진 채로 영원한 디스토피아에서 세계독재 하에 수만년간 고통받는 미래의 인류가 있을 수도 있죠.(컴퓨터가 연례행사로 열등인자들을 차출해 공개처형하는 체제 하의 지구행성국가같은거 말입니다.)
2차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커다란 비극임과 동시에, 20세기에 가능했던 모든 가능성 중 가장 커다란 행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