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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8 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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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맞춤법의 문제이지 알파벳 글자체계의 문제가 아닙니다. 알파벳은 표음문자로써 존재하고, 그걸 소리를 적는데에 어떤식으로 사용하느냐 하는 표기법이 언어마다 다른데, 영국에서 영어 언어를 적기위해 알파벳을 사용하는 방식이 워낙 비논리적인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는 영어에서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어에서도 일부 가지는 부분입니다. 싫은건 [실흔]것이라고 읽지 않습니다. ㅎ소리도 안나죠. 그런데 싫다고 씁니다. 갓김치는 ㅅ 소리가 안나는데도 ㅅ받침을 씁니다.
따지고보면 한국어에서 모든 ㅅ 받침은 ㄷ 받침으로 바꾸는게 옳습니다. 한글의 문제가 아닙니다. 초창기에는 나랏말싸미를 [나라-쓰 말싸미]라고 읽었습니다. Naras 처럼 말이에요. 시간이 지나며 [나라-쓰] 소리가 [나랃]이라는 소리로 변했지만 원래 표기가 "나랏"이었고 그걸 지금은 [나라-쓰]가 아니라 [나랃]이라고 읽기 때문에 "랏"을 [랃]이라고 읽는 경향이 생겨버렸고, ㅅ받침이 애초에 -의 라는 의미를 갖는 어미였기 때문에 "나랏"만이 아니라 "아랫방" "이삿짐"같이 다른 말들에서도 같은표기에 다른소리가 되어가는 것에 같은 패턴이 생겨버렸기 때문에 ㅅ받침을 ㄷ받침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생겨버린겁니다.
하지만 한글의 문제는 아니죠. ㅅ받침은 ㅅ소리로, ㄷ받침은 ㄷ 소리로 읽으라고 정해놓았는데 멋대로 잘못 써대는건 한국어표기의 잘못이니까요. 영어와 알파벳의 사이도 그런겁니다. 더군다나 영국은 현대처럼 녹음기술과 빠른 교통수단도 없던 시대에 배타고 마차타고 몇달 걸리는 먼곳의 월경지 영토들을 거느리며 존재했던 국가입니다. 내륙에서 땅이 서로 닿아있는 우리나라 지방사이에도 조금 멀단 이유만으로 발음차이가 생겨나는데 영국은 지구 반바퀴 건너에 있는 영토들에 서로다른 원주민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식민지와 자치령들의 대영제국국민들과 함께 사용하는 언어가 자국어였던 겁니다. 그리고 애초에 알파벳을 영어표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무렵에도 원래 알파벳인 로마자를 제대로 배워간것도 아니었으며, 로마자가 영어표기가 아닌 라틴어표기에 최적화된 글자이기도 했고, 그 라틴어 입장에서의 로마자마저 완벽한것도 아니었습니다. 세종대왕같은 한 학자가 연구실에서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계획적으로 만든 글자가 아니었으니까요.
다만 이러한 악조건들이 같이 주어진 다른 유럽국가들(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언어와 표기법에 비해서 영어가 유난히 비논리적인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자기혼자 잘못배워간것도, 유난히 오래 써온것도, 혼자 해양식민제국이었던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점은 욕할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