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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3 08: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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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어제 너무 늦게 와서 글쓰다가 잠들었네요.
님은 '인간의 죽음을 두고 비웃는건 윤리적으로 옳지 못하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서든 이런 일을 해선 안된다'라는 전제를 까시고 전제가 마치 절대 깨질 수 없는 전제인 듯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윤리라.. 안따깝게도 초를 잘못잡은건 제가 아니라 no excuse방식의 초를 잡으신 Darkryst님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에피타이저 격으로 어떤 상황을 말씀드리지요. 말그대로 에피타이저니 편안한 마음으로 읽으셔도 됩니다. 어떤 사람을 잡아다 가둬 그 사람의 자유를 뺏어버린 사건이 있었다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윤리적으로 어긋났으며 해서는 안되는 행위겠지요. 하물며, 그냥 가둬둔거도 아닌 평생을 가둬 늙어 죽게 했다면요? 아니, 아예 그냥 죽여버렸다면요? 이건 뭐 윤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만행이고, 절대 용서될 수 없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어쩌죠? 세상에는 징역형도 있고, 종신형도 있고, 사형도 있습니다. 아니, 죄인이 무슨 잘못을 했던 함부로 자유를 뺏고, 심지어 목숨까지 뺏는게 윤리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지요? 하시만 당장 행위에서 보이는 1차원적인 윤리만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잣대가 아니므로 저런 형벌이 존재할 수 있는겁니다. 모든 판단에는 윤리 이외에도 다른 가치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봤을 때 최악의 행위인 살인조차 excuse되는 것입니다. 즉, 님처럼 눈앞에 보니는 1차원적인 윤리로 무언가를 무조건 해선 되니 안되지 정의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그래도 어떤 사람이 어디가서 윤리적으로 옳지 않으니 징역형도 없에고 종신형도 없에자고 주장 하려 한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야만인라고 표현하는건 그 행위 자체가 다른이의 의견을 이해못하는 야만인의 행위인거죠. 충분히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 한번도 이 사건의 죽음의 희화화 시킨다는 1차원적인 표면적인 행동 자체가 '윤리적으로 옳다'라고는 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윤리적이 못하기에 그 행위는 절대 하면 안되는 행위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그런 생각과 행동이 잘못되었다고는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사기치며 권력을 얻어온 한 권력자의 죽음을 희화화 하는 것이 이런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는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면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희화화 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앞서 말한 징역과 같은 윤리와 다른 가치간의 고차원적인 비교 수준도 필요 없고, "비웃는다"라는 행위의 1차원적인 윤리적 가치를 "간통", "비양심", "비틀어진 권력" 같은 비교할 수 없이 더 큰 윤리적 가치를 다시 한번 잃을 가능성 마저 감수해가며 무조건 지켜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답을 하면 되는겁니다. 이러한 물음에서 1차원적인 윤리적 가치를 버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물음에 대해 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1차원적인 윤리를 어기는 것은 안된다' 라고 말씀하신다면 가능성의 중요성을 인정한 형벌들 이야기를 다시 꺼내겠습니다만,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반대의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 자체는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요. 논의를 통해 중간점을 찾아 갈 수 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그런 Darkryst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상대를 야만적으라고 표현한다면, 그 사람의 생각이 다른 부족을 인정하지 못하는 야만인과 똑같다고 바로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자꾸 1차원 적으로 보고 윤리적으로 어긋났으므로 그것은 하면 안되는 것이라 하시는데, 세상을 너무 심플하게 보시네요.
출근 시간이 지나서, 욕 부분과 비난을 달게 받아야 하는 이야기는 출근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