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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4 05: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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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만 경제는 아니죠. 경제활동에 있어서도 부분적인 영역이고요.
애초에 경제학의 출발은 정치경제학이었습니다. 재화와 서비스를 어떻게 생산하느냐가 경제라면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정치이죠. 결국 같은 대상을 다른 방향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구분은 가능하지만 분리는 못하는 게 경제활동인 겁니다. 그렇게에 실증경제학과 더불어 규범경제학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각광받는 분야는 아니지만 도외시한다면 뭣하러 경제활동을 하느냐에 대해 설명을 못하게 됩니다.
돈만 잘 벌면 된다? 도둑질하고 약탈하러 다니면 되지 뭣하러 어렵게 '규범 내의 경제활동'을 상정할 필요가 있을까요. 좀더 온건한 용어라면 도박, 사기, 투기, 갑질 등등이 있겠네요.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국한한다면 어쨌든 논의는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복잡하게 룰을 정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한때 게시판을 달구웠던 암호화폐 같은 것도 '신성장산업' 또는 '돈벌이' 이상의 논의가 필요했다는 게 지금의 결론으로 보입니다.
한편 경제현상은 사람들의 심리에 기인하는 면이 큽니다. 경제학의 대전제인 '합리적인 인간' 또한 인간심리에 대한 가정이지요.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하다보면 이게 경제학의 영역인가 싶기도 하지만 최근 실증적인 부분까지 드러난 영역이기도 합니다. 행동경제학, 정보경제학 등으로 말이죠. 이런 가정을 도입하면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아예 다른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지요.
미묘한 부분에 대해 폭넓고 풍부하게 토론하기 위해선 경제의 바운더리를 좁게 잡을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그렇게 치면 밥먹고 분석만 하는 애널리스트를 제외하면 답변을 할 사람은 존재하지 않겠지요. 오유 자체가 초토화된 지금에 와선 글쎄요.
물론 시사게시판에서 써먹는 물타기나 진영논리는 배제하는 건 찬성합니다. 그러라고 구분해두었으니 말이죠. 다만 거시경제에 대한 논의를 금지하는 것은 와닿진 않네요. 연금이나 건강보험, 무역 및 환율, 세금, 규제, 금리 등 정치권의 동향과 연관된 경제 분야도 적진 않으니 말이죠.
그리고 경제학자에 대해서의 이야기인데,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꽤 이상한 결론을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판사들의 엉뚱한 판결을 내리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죠. 낙숫물 경제라며 래퍼곡선을 활용한 궤변이라거나, 4대강 사업 등등. 무턱대고 비난할 수도 없지만, 감시와 의심을 내려놓아서도 안될 영역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