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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30 06: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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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원초적인 내용이 되겠지만, 우선은 수많은 동식물 중 유독 인간만이 문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육체적 능력과 지적능력 자체는 인류문명의 영속성을 보장하는데 그리 도움되진 않습니다. 이는 개인 단위의 약육강식에 도움이 되는 능력들이며, 문명의 결정적인 동인이 되진 못합니다. 오히려 인간의 비합리적인 면모, 죽음에 대한 공포와 이를 극복하려는 태도가 자산의 축적과 문명의 성립을 이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초기 인류가 자연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를 극복한 이후, 죽고 나면 아무것도 없다는 공허함이 자리잡았을 겁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상속',, 일종의 계승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은 육체적인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에의 정신적인 계승을 통해 자신의 영속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터입니다. 부족단위로 이어진 계승의 풍습은 추후 사회제도가 정비되면서 혈족단위로 정리가 되면서 상속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오히려 상속은 인간 본성에 비춰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 상속의 주체와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요지일 거 같습니다. 혈통위주의 직관적인 상속이냐, 사회단위의 공리적 상송이냐, 범인류적인 진보겠냐는 겁니다. 이런 관점들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으며 어느쪽이 항상 우월하다 평가하긴 힘들겠지요.
좁은 의미의 혈통단위의 상속만 평가한다면 글쎄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위에서 살펴보았듯 상속을 완전히 철폐하는 건 인간본성상 불가한 사항인 거 같습니다. 소련에서 이미 시도해본 사회실험이기도 한데, 경제적인 상속을 철폐하면 정치적인 상속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다만 사회전체적인 면을 본다면 상속으로 인한 불평등, 계층화는 민주주의의 적이라 할만하니 정도껏 해소할 필요는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 수준은 사람들마다 다르게 평가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