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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0 16: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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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저희 둘째 아주버님 판박이네요.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둘째 아주버님은 일가친척들 아랫사람 중에 본인 맘에 든다 싶으면 저럽니다.
결혼하고 일년도 되기전에 추석에 친정가려는데 저보고 며느리가 어디 감히 친정을 가냐. 거기다가 빈손으로 가겠다는거냐. 블라블라. 쯔쯔쯔.
시엄니가 ㅇ서방이 속은 안그런데 말을 가끔 그리 하더라 맘에 담아두지 마라 하시는데 열이 뻗쳐서 못참겠더라구요.
그래서 방에 작은형님네 짐풀어놓은거 고대로 싸면서 어디 며느리가 친정엘 왔냐고 빨리 시댁 돌아가시라고 하면서 짐을 밖에 내놓았어요.
그리고는 앞으로 우리 볼일 없겠네요. 명절이나 집안 대소사에 어디 감히 딸이 친정에 드나듭니까. 시댁에 있어야지. 앞으로 이집 며느리는 저니까 그집 며느리 이집에 발 못붙이게 하시라고 얼른 안가고 뭐하냐고 막 떠밀었어요. 저도 짐 싼거 다 풀고 연휴 끝나고 갈거라고 그랬죠.
작은 형님이 그게 아니고 음슴이네 줄거라고 송이버섯을 몇키로나 사왔는데 그거 생색내고 싶어서 그런가보다고 그냥 넘어가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더 난리치면서 어디 출가외인이 저런 귀한걸 받아가냐고. 저는 몹쓸 며느리년 (작은 아주버님 표현이 요랬음)은 주방에서 찬밥에 물말아 먹는것도 감지덕진데 송이가 웬말이시냐며 작은 형님네 시댁에 들고 가시라고 몽땅 싸서 마당에 다 내놓고 아주버님이랑 작은 형님 밖으로 밀어내고 문 걸어 잠궜습니다. 그리고 시엄니랑 아부지께 못난 며느리년이 명절에 큰소리를 내서 죽을죄를 졌다고 무릎꿇고 대성 통곡했죠.
엄니랑 아부지께 작은 아주버님은 눈물 쏙 빠지게 혼나고 작은형님도 같이 혼나고. 저는 친정안간다고 뻐팅기다가 아부지가 용돈 주시면서 심부름 보내는 거니까 다녀오라시길래 바로 고고씽 했습니다. ㅋㅋ
그 후로 그런일 없음. 작은형님도 평생 그리 사시다가 집에가서 한판 엎었다고 하시더군요. 그 후로 적어도 밖에선 절대 안그럼요.
어떤 식으로든 한번 크게 놀라야 고쳐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