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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5 09: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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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창업 실패해 본 입장에서 드리는 말이에요.
청년 창업 도전은 한 4번 해본 거 같고... 창업까지 간 게 2번입니다.
내가 견뎠다고 남이 견디라는 건 아닙니다. 처음에 집어치웠을 때는 평가위원한테 성질나서 따졌다가 짤렸죠. 교육에 대해서 알긴 알면서 이거 평가하냐고.
내가 틀렸는데 젊은 혈기에 우긴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길로 창업 지원받는 건 포기하고 교육일 시작해서 국가 사업들 수주해가며 교육적 역량에 대한 검증은 받았습니다. 내가 틀린 건 아니었더라구요.
그런데 교육일의 특성상 양심 저버리지 않고 영리추구하기가 너무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인건비 부분이 그래요.
강사들 인건비를 잘 챙겨주고 그만큼 양질의 교육을 추구하고 싶은데, 그게 안되는 거였죠. 우리나라는 입시교육 아니면 한철 교육 시스템이니까요.
그래서 결국 집어치우고 어릴 때 하던 일반 컨텐츠 분야로 돌아갔습니다.
아니 사실 컨텐츠 분야에서 자리 잡고 교육형 컨텐츠를 만들 생각으로 간 거죠.
진짜 경력 하나 없이 창업 지원해서 바늘 구멍을 통과했습니다.
우리 말고 지원받은 팀은 경력이 최소 6~10년 이상씩 있으신 분들이었고, 아니면 해외 입상경력, 어떤 분은 헐리웃에서 작업했던 내역도 있더군요.
결론적으로는 또 접어요.
해외 컨택? 여러번 했죠. 금액도 10억~12억, 우리 딴에는 적게 불러서 이야기도 오가구요. (이쪽은 보통 25~30억 규모니까요.)
문제는 기관이 뒤에 있어도 우리만 가지고는 안되는 거죠.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투자받는 게 아니라서...
반반 투자하기를 원하거나 국내 투자업체가 있을 때 투자하겠다는 해외업체가 대부분이에요.
우리 말고 다른 기업들 상황도 마찬가지에요. 그나마 중국쪽으로 컨텍이 잘 된 업체가 몇 개 있었는데 사드에 다 중단 먹었어요. 그 사이에 비슷한 컨텐츠 대충 짜서 지들끼리 진행해버리는 것 같다 하더군요.
수출 경력, 사업 경력... 어려서가 아니라 다 따지긴 합니다.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불안하면 안되는 거니까요. 그걸 다 포기하고 달려들만큼 매력적이려면 또 다른 조건이 필요하죠. 어워드를 수상한다던가. 그런데 어워드 로비 없이 수상하기가 어렵거든요...
여담이지만... 백이라는 건 존재합니다. 어디에든... 누군가는 정해진 길을 걸어요. 약간만 노력해도 되는 길을.
여튼 우리의 준비와 노력과 투자도 부족했고,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부족하기도 했어요. 창업한지 2년, 법인화까지 마친 회사지만 이제 곧 접게 되지 않을까 하고 있습니다.
여튼 하고 싶은 말은
2년간 열심히 하신 건 알지만, 그게 여우짓을 하고 못하고의 문제도 아니구요...
헬조선이라 그런 건 맞을 수도 있겠네요.
차라리 정말 자신있으실 때 영어를 배워서 실리콘밸리로 가시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