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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18: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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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아이들을 봤을 때 정말 어리구나 했어요.
이들과 비교해서 수백 개의 핫도그를 만들어 봤다던 핫도그 사장 이야기가 나왔었죠. 그만큼 노력했다는 것이죠. 헌데, 이는 백종원 씨와 제작진만이 아는 거예요. 방송에 이런 부분이 잘 나오질 않은 거에요. 이 부분이 방송 기획상 많이 빠졌어요. 이걸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이게 빠짐으로서 전체적으로 백종원 씨의 매직으로 보인다는 거예요. 또는 그냥 유명세로 잘되는지 아는 분들이 생겨났다는 거예요.
힘든 부분 방송 다음에 백종원 씨가 나타나서 새로운 레시피를 줘요. 그럼 위기를 넘기는 듯해요. 이런 방송 때문에 폐해가 생겼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전 방송에 국수집처럼 그냥 레시피를 내놔라라는 황당한 요구가 나오기 시작한 거에요. 이 아이들처럼 깊은 고민없이 백종원씨가 자신의 실력을 고쳐주길 바라는 거예요. 잠깐잠깐 방송에 나오는 개인적 노력에 대한 언급에 비중이 없다 보니 결국 이런 지경까지 갔어요. 전부 이 아이들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또 안타까웠던 것은, 자신이 하는 음식으로 정말 맛있는 것을 못 먹어본 것 같다는 거에요.
가만히 보면 이 아이들에겐 나침판이 없어요. 어떤 게 맛있는 것인지 그 방향이 없어요. 기준이 없어요. 이들이 대화로 봐선 아르바이트로 치킨집에서 일을 했다거나 했던 것 같아요. 기구를 쓰는 기본 지식은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음식 맛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보여요. 일단 만드는 것이 큰 경험이 필요한 조리음식은 아니에요. 그래도 쉬운것은 아닌데 그냥저냥 넘어가려 해요. 소스에 대한 깊은 고민도 없어요. 그래서, 원테이블에 이쁜 집밥을 만들고 싶어하는 마지막 울음도 참 공허하게 보였어요. 조화를 집안에 잔뜩 사놓고 꾸미면, 첨은 이뻐요. 누가 와도 보여주기 좋아요. 그런데, 날이 가면 생화보다 못해요. 생화라면 물이라도 주면서 잎에 먼지라도 떨어내죠. 변화라도 있죠. 조화면 나중에 처지 곤란에 쓰레기가 되는 거예요. 지금 저들이 추구하는 게 딱 그걸로 보여요.
아이스 에이드만 봐도 그래요. 꽃 넣은 얼음을 탄산음료에 넣어 시원하게 먹는다? 이러면 그냥 얼음 넣은 에이드에 꽃 장식을 올려놓은 게 더 멋지죠. 백종원 씨가 얼음만 꺼내 먹었을 때, 그가 뭐를 바랐을까요? 제가 봤을 땐, 조금 더 연구해서 얼음에도 맛을 넣고, 음료에도 맛을 넣어서 따로 먹을 수 있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거기에다 두 개가 합쳐지면 완전 새로운 맛을 내게끔 해야죠. 칵테일 레시피만 사용했어도 조금 더 괜찮지 않았을까 했어요.
발암인 저번 방송 국숫집이야, 이런저런 것을 많이 만들어봤던 경험이 있으니 차라리 거긴 괜찮아요. 팔랑귀로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거긴 경험이 모든 것을 덮어줄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아이들 보면 더 답답해요. 경험도 없고 맛에 기준도 없이 그저 백종원씩에 의지하는 듯 보여서 말이죠.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저도 인간인지라 마음 한 편으로는 그냥 잘 되면 시기하는 마음도 생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방송이 뭐가 합리성 있는 방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대충 마침표를 찍으면 화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