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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6 04: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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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친한 사촌언니가 그런경험이 있었더랬지요. 당시 저는 미혼이기도 하고 어린나이어서 그게 그렇게 큰 의미를 갖는지 몰랐는데, 형부 만나기 전에 언니가 진짜 찌질한 놈을 만났어요. 자기랑 있었던 일들, 심지어 작성자님 말씀하신 그런 경험까지 아주 장문의 문자로 형부한테 보내고 그나마 안면이 있었던 저랑, 제 사촌오빠, 그러니까 언니네 친오빠요.. 오빠한테 보내고, 하여튼 형부랑 언니가 사이가 좋아보이고 잘 될거 같으니, 이걸 어떻게든 깨보겠다. 그런심정으로 아주 적나라하게 문자를 보냈어요. 읽은 제가 민망할 정도로요. 언니는 그거 보고 형부랑 헤어질 결심 하고, 오빠는 그새끼 죽여버린다고 하고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는데, 막상 형부는 그랬대요. 알았으니까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그뒤로 둘이 결혼하고 10년넘게 애둘낳고 잘 살아요. 언니말로는 그뒤로 단 한번도 그런얘기 꺼낸적도 없고 물어본적도 없대요.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경우가 좀 달라서 형부는 저새끼 나한테 열등감 느끼는구나.. 로 받아들였을수도 있지만 그걸 알면서도 묻지않고 살아간다는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나 미래를 함께 살아가는 대상으로 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은 주제가 무거워서 그렇지 다른 문제들도 “솔직하게 말해봐 나는 너를 존중해” 라고 해서 솔직하게 얘길하면 그걸로 끝이어야 하는데 그 이야기를 가지고 본인이 고민할거 같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모르고 넘어가는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꼭 알아야 하는 문제들도 있겠지만,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자”가 아닌이상에야.. 때로는 모르는게 더 나은 문제들도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