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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02: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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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열살 무렵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죽음이란 무엇이고, 그 뒤의 삶(?)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천국이나 지옥이라는게 있는 것인지 등 모든게 의문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서 살다보니 돌이켜 볼 때 참으로 부끄러운 일들이 참으로 많더군요. 그런 순간 순간들이 쌓이다보니 참으로 살아있다는게 많이 미안해지기도 하더군요. 남에게 상처준 일, 결국은 남의 피눈물을 흘리게 했더 일 등 참으로 살아있는게 미안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상대가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제 가슴에 아물지않는 그런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친구나 모르는 사람이 아닌 부모로부터 말이죠.
그러다보니 죽고싶다는 생각이 끈이지않고 계속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매주 한번 정신과 상담을 진행했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약물 치료를 시작했지요. 그렇게 몇년을 지내오다 잠시 약을 끊었습니다.
스스로 이겨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몇달이 지나기도 전에 제가 미쳐버릴 것만 같더군요. 밤새 생명의 전화나 우울증 상담센터에 전화거는 등 거의 반 미친채로 살았습니다. 게다가 잠은 왜 이렇게 안오는지, 날밤을 꼬박 세우고 아침이 오면 잠들었다 12시면 일어나길 반복했습니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 새로운 정신과로 가서 약을 처방받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정신과는 약의 이름들을 다 알려주더군요. 예전 병원에선 처방전 없이 원내 약국에서 조제한 약을 줬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병원 처방전에 적혀있는 약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습니다. 전부 우울증에 관한 약이고, 수면제도 들어 있더군요. 그것도 졸피뎀과는 비교도 안될 그런 수면제로요.
참, 졸피뎀 열 몇알은 남아 있습니다. 이건 내과에서도 처방이 가능해서 내과 진료로 받았던 약이 남아있거든요. 그런데 정신과 약과 병행 복용하지는 말라더구요. 그래서 그냥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누군가 필요하다고해도 드릴 약품은 아니니 연락은 마시길. ^^
우울증이란게 별거 아닌거 같아도 당사자에게 많이 힘든 그런 병이란 것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살다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주기도 하고, 또한 상처받는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