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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3 13: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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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중1때 담임이 영어담당 여자선생이었음. 그년은 미틴 년인데, 왜 그랬느냐면...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는 1학기 마지막 날 성적표를 나눠주는 날이었음. 당시는 성적표를 나눠주고 집에 가서 학부모 확인 도장을 받아 제출하던 그런 시대였음. 성적표를 나눠주면서 성적 나쁜 애들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중간고사보다 많이 떨어진 학생들은 악 칠판에 손을 집고 허벅지를 몽둥이로 맞았음. 중간고사보다 성적이 오른 아이들은 당연이 안 맞았고, 비슷했거나 약간 떨어지는 아이들도 안 맞았다. 조금, 아니 많이 떨어지는 아이들만 허벅지를 맞았다. 막상 내 차례가 오자 이 년이 책상 위로 올라가 무릎 꿇고 앉으라는 것이다. 그러더니 내 허벅지 위를 존자 쎄게 5대 때리더라. 모두의 성적표를 받고 내 주위로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대체 얼마나 떨어졌길래 우리반에서 나만 책상 위에서 맞았는지 다들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당기 기말고사 내 성적은 전교 13등잉었다. 한 학년 전체 720명 중에서 13등. 중간고사 때 내 성적은 전교 3등이었고, 기말고사는 그보다 떨어진 것은 맞았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나 맞을 일인지 다들 궁금해했다. 당시 학기 초에 IQ 검사를 했는데, 내가 전교 1등으로 나왔다. IQ 147. 선생은 중간고사 후 전교 3등 밖에 못했다며 기말고사에선 꼭 전교 1등을 하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 그런 말을 듣자 솔직히 공부하기 싫었다. 내가 좋아서 한 공부였고, 그 성적이 전교 3등이었는데 괜시리 IQ 때문에 전교 1등을 요구받는 것이 뭔가 싫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토요일 수업이 끝나고 주말이 지나자 방학 첫날인 월요일부터 보충학습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8월 14일까지 보충수업은 이어졌고, 8월 15일 우리집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그후론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한번도 방학때 놀아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대학교 졸업때까지도 방학때 며칠 논게 전부였다. 대학교 방학때도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이나 뭐 그런 것들을 벌어야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