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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7 12: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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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 중 81mm 박격포 쏘러 간 적이 있습니다. 제 주특기는 아니었지만 우리 부대에 할당된 양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남는 인원과 박격포 병과 함께 갔습니다. 옮기다 보니 포판 더럽게 무겁더군요. 포신이나 포다리는 그나마 낫더군요. 구식이라서 더 무거운 듯 했습니다. 그런데 박격포 병이 탄도 계측기를 사용할 줄 모르는 겁니다. 얘가(그래도 나보단 선임이었음) 주특기 교육을 받은 지 한참이 지나서 다 잊어버린 듯 했습니다. 제가 봐도 수평, 수직을 맞춰 장약 수 조절하면 탄도 계산이 나오겠던데(탄 박스에 표가 있더군요), 그걸 못하고 있더라구요. 처음에 훈련탄 3발을 쐈는데, 그걸 쏴보니까 전 대강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고폭탄 3발을 발사할 때는 제가 나서서 계측기 조정하고, 장약 계산해서 표적에 맞게 조절을 했습니다. 그런데 병기장이 그냥 장약 하나 빼라더군요. 표적 맞추면 좋긴 하지만, 혹시 그러다 산 넘어가면 어쩌냐구요. 그래서 제 계산으론 4호 장약을 써야 하는데 3호 장약만 써서 발사를 했습니다. 당연히 표적에 못 미치고 산등성이 언저리에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안 넘어갔으니 됐다면서 나머지도 마저 쏘고, 예광탄 2발도 마저 쐈습니다. 오후였음에도 불이 상당히 밝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불빛이 오래 가더군요. 물론 탄 자체도 고폭탄보다 훨씬 길고 컸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고폭탄이 산에 떨어지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위력이 커 보이지는 않더군요. 81mm면 꽤 위력이 셀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