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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01: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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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같은 분이 또 계셨군요.
큰애가 이제 7살, 그리고 작은애가 이제 21개월인 새엄마에요.
큰애 5살 때 신랑이랑 결혼했어요.
신랑은 큰애 3살 때 이혼했고, 그 동안은 시어머니 손에서 자랐어요.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도 거의 1년 동안은 다니던 어린이집 때문에 큰애는 시댁에서 지냈구요.
저도 은근히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그 나이 때 아이를 겪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아요.
그저 잘해주면 되겠지, 잘해주면 되겠지... 생각하고 결혼했는데, 아니더라구요.
시어머니가 하도 측은한 마음에 오냐오냐 길러서 그런지, 생활 습관, 특히 밥 먹는 습관이 정말 잘못됐었어요.
편식, TV보며 밥 먹기, 떠먹여야 먹기 등...
그리고 올해 초, 할머니 품을 떠나 살림을 합쳤을 때, 하나하나 부딪히면서 엄청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화내고, 자책하고, 속상해하고, 미안해하고... 생각해보면 예뻐하고 고마웠던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요.
(그 전에 작은 애가 태어나서 더 스트레스 받았던 것도 있는 것 같긴 해요.
작은 애 때문에 지쳐있는 상태에서 큰 애가 더 지치게 하니...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큰애가 '이제 동생이 생겨서 엄마가 나를 미워하나 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진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 했거든요.)
그리고 이제야 같이 산지 1년, 결혼한지 3년이 되는데, 뭐랄까... 이제서야 큰 애한테 적응이 돼요.
(이해하는 과정에서, 육아서적도 찾아보고, 상담도 해보니 도움이 되더라구요.)
반대로 큰 애도 처음엔 저를 대할 땐 눈치보고, 아양떨고 그랬는데, 이제 좀 편한가봐요. 요즘엔 툴툴거리기도 해요. ㅎㅎ
그리고 아빠를 훨씬 훨씬 더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 말이 엄청 길어지고 있는데,
암튼... 동생 갖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나랑 동생이랑 차별한다'는 생각이 들까봐 두려우신거 같은데,
작성자님 스스로 '나는 절대 차별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괜찮다고 봐요.
보통의, 한 '배'에서 나온 친형제, 친자매 끼리도 '엄마는 왜 언니만 더 좋아해!!', '엄마는 왜 동생만 더 좋아해!!' ... 이런 생각 하잖아요.
그리고 터울이 있어서 뭐 동생을 더 신경써줘도 '동생이랑 나랑 차별한다'는 것 보다는, '동생은 아직 아기니까'라는게 더 큰 것 같더라구요.
동생을 낳기 전, 우리가 큰 애한테 '아기니까 아직 약해서 더 신경을 써야한다. 너도 그렇게 해 줄거라 생각한다.'고 이해를 시키기도 했구요.
(아, 아이의 성격이나 특성, 나이가 중요하긴 해요. 아직 네 살이라면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거라 생각해요.)
언젠가 큰 애가 '나는 동생이 참 좋다'고 그러더라구요.
요새는 둘이 어울려 노는데(물론 투닥거리기도 해요), 서로 없었으면 정말 둘 다 심심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