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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1 10: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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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문 이과 이분법에 사로잡힌 사고방식의 질문 아니신가요? 가만 보면 한국은 사회전체가 증말 좀 심각한 문이과이분법식 사고에 빠진거 같슴다.
정확히 말하면 문과이과는 학문의 분류방법이 아니고 교육의 분류방법이죠. 교육행정제도. 그것도 전세계에서 딱 일본과 한국만 쓰는..한국은 그걸 일제시대때 일본으로부터 벤치마킹한 것이고..일제시대때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교육 시스템을 들여온게(혹은 일본식 학교를 설립하며 일본이 심어놓은) 많은데 그 중에 문이과 구분은 그것의 하나죠..
오히려 말씀하시는 바를 과학 / 비과학 내지는 뭐 세분화하면 형식과학의 천재, 자연과학의 천재, 응용과학의 천재, 문학의 천재, 음악의 천재, 체조의 천재, 발레의 천재 뭐 이렇게 따져보는게 더욱 문제를 간단히 하는게 아닐까요?
학문의 목적을 생각해보는것도 좋죠. 극단적으로 생물학은 생명현상을 기술하고 설명하고 예측하고 나아가 통제하는게 그 존재의의라면 문학은 언어를 매체로 사상이나 어떤 감정을 전달해서 감동을 시키게끔 하는, 즉 즐길 거리를 하는 제공하는 '작품'을 만들거나 그것에 대해 논하는 학문이라면...이런 분야에서 천재로 불리는 사람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대작을 쓴 사람 아니겠나요. 문학 작품 쓰는 사람들한테 왜 병을 못고치고, 약을 개발 못하고, 자연에 있는 어떤 사실을 밝히지 못하냐고 채근 못하듯이..차를 담는 용도가 있는 찻잔과 거기 담기는 차가 용도가 본질적으론 다르듯이...그냥 다른거죠. 음악은 듣기에 좋고, 즐기는 것이어야지, 음악을 보고 사회현상을 해결하도록 요구할 수 없듯이요.
뭐 암튼 그럼 과학과 인문학은 어떨까... 인문학은 한국에서는 '문학, 사학, 철학' 요 3가지 학문을 싸잡아서 부르지만, 인문학이라는 말 자체가 어디서 유래됐냐면 서양의 학문역사에서 시작된겁니다. 과거 중세시대때 부터 있던 3학4과를 가져다가 서양의 대학시스템이 그대로 이어가면서 그걸 리버럴아츠라고 하면서 인문학이라고 하는거죠. 이런 분류에선 뚜렷히 구분되는게 '경험주의'냐 ''사변분석'이냐차이가 있습니다. 철학이 돌다리보고 사유를 하고 문제제기를 하면 과학은 그게 실제로 건너도 되는지 안되는지 직접 두드려보며 건너도 안전하다는 지식을 만들어가고, 음악은 돌다리를 주제로 곡을 쓰고, 문학은 돌다리를 주제로 한 시나 소설을 쓰고...
한때 인문학열풍이 불면서 인문학이 무슨 특별한 인간사회의 따뜻한 통찰을 주는 어떤 특별한 취급을 하는 풍토가 있게된거 같은데..개인적으로 전 이거 불필요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그 인문학적 성찰이란게 인간의 근원문제나 어떤 사상에 대한 성찰이라고 한다면...그런것은 생물학을 공부하면서도 얻을 수 있고, 물리학을 공부하면서도 가질 수 있는 성찰이라고 봅니다. 칼 세이건이 우주를 들여다보면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성찰을 하고 통찰을 얻고, 스티븐 제이굴드 같은 고생물학자가 생물연구하다가 '인간에 대한 오해' 같은 책을 쓰기도 하고, 스티븐 호킹이 우주와 입자를 연구하다가 얻은 성찰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책을 쓸 수도 있듯이요. '과학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과학도 결국 인문학적 성찰을 하는 것이고, 또 과학이 아닌 학문의 성찰을 과학이 필요로 하기도 하죠. 두 학문의 차이는 그저 방법이 '경험주의'냐 '사변'이냐의 차이 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