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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0 02: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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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게리 슈왈츠 교수는 그냥 심리학(psychology)자가 아니라 Parapsychologist입니다. parapsychology(심령학, 혹은 초심리학)라는게 영적 고양을 추구하는 힐링이라던가 명상이라던가 심지어는 염력이라던가 초감각적지각이라던가 이런걸 다루는 분야로,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는 전형적인 유사과학에 속하는 그런 취급을 받는 분야입니다. 게리 슈왈츠교수는 오레곤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레이 하이먼 같은 학자에게 방법론적 오류 문제(부적절한 방법으로 수집된 편향된 통계 데이터들, 편향적으로 선택된 실험참가자들 등등)으로 이미 대차게 까였고(참고 - http://www.csicop.org/si/show/how_not_to_test_mediums_critiquing_the_afterlife_experiments) 심지어 그 유명한 제임스 랜디(혹시 모르실까봐 설명드리면 전직 마술사로 전세계에 초능력자, 심령술사등에게 자기 앞에서 염력술따위를 입증하면 100만달러를 준다는 이벤트를 지금까지도 계속 열고 있는 사람으로 단 한명도 100만달러를 받지 못했죠. 초능력 사냥꾼으로 불립니다. 한국에서도 온적 있습니다)에게도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받았으나 상당히 미심쩍은 방식으로 이 도전을 거절을 했죠ㅎ
둘째로,
과학연구란게 무지에서 지식으로 직선적으로만 진보하는게 아닙니다. 하나의 발견에는 무지막지한 삽질들이 있는데, 과학자란게 별 소득이 없는 지점을 포기할껀지, 아님 좀 더 계속 파볼건지를 확실히 결정하지 못하면서 여기저기를 파보는 발견의 광맥에서 일하는 채광자와도 같은겁니다. 즉 삽질이 존재하죠. 1960년대~70년대 사이에 기억의 신경 메커니즘을 연구하던 일부연구자들 사이에서 기억이라는게 RNA나 단백질 같은 '특정 분자의 형태'로 코딩된다는 아이디어가 돌고 있었습니다. 즉, 기억이 화학적으로 존재하며, 그렇다면 이게 전이도 가능하다는 방식이죠. 이 가설을 가장 뒷받침해주었던 사례가 James McConnel이라던 대학원생의 발견으로부터 나왔죠. 간혹 가십찌라시에도 등장하는건데, 고전적조건화식의 학습훈련이 된 플라나리아를 갈아서 이걸 다른 플라나리아에게 먹였더니, 그 다른 플라나리아는 해당 행동을 학습한 적이 없었음에도 그 먹힌 플라나리아의 학습 행동을 했다는 실험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기억이 화학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죠. 세포기억설의 뿌리가 여기서부터 시작된겁니다. 이 실험결과가 상당히 경악할만한 것이었기에, 여기에 자극을 받은 연구자가 매우 많았는데, Babich, Jacobson, Bubash같은 학자들은 쥐를 대상으로 학습을 시킨후 그 학습된 쥐의 뇌에서 추출한 RNA를 훈련받지 않은 쥐에게 주입해서 놓고 보니까 그 쥐가 역시, 그 전의 쥐가 학습했던 반응을 훈련을 받지 않았음에도 했더라는 겁니다. 이런 몇몇 결과들이 기억 신경메커니즘을 연구하던 학자들에게 돌풍을 일으켜서 뇌 적출에 의한 기억 전이 연구로 난리가 난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종국에 가서는 이 모든 결과들과 세포기억설과 관련된 실험들은 같은 실험실에서조차 일관성이 없었고 반복검증에 실패를 했죠.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거의 사장되고, 면밀히 따져본 후속연구들에 의해 일관성과 반복검증이 확실히 안되는 폐기된 가설로 결론이 났습니다. 근근히 요즘도 tv쇼에서나 가끔 재미삼아 나오는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이 과연 '뇌'에만 있는 것일까요? 뇌는 확실히 중요한 기관입니다. 허나 이것이 당연히 전부가 아닙니다. Alun Anderson같은 학자는 '뇌는 육체 없는 마음이 될 수 없다'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이건 체화된 마음, embodied cognition이란 개념을 두고 하는 말 입니다. 가령 예를들어서 우리가 갖는 어떤 감정상태의 느낌은 순전히 그 사람의 안면구조가 그렇게 생겨먹은 탓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보톡스를 이용한 연구가 있음. 1.J.-C. Baumeister, G. Papa, F. Foroni. Deeper than skin deep – The effect of botulinum toxin-A on emotion processing. 혹은 The Effects of BOTOX® Injections on Emotional Experience)즉, 뇌속에서만 다 일어나는게 아니라 조금 당연한 소리겠지만 우리의 신체, 나아가서는 신체가 놓여있는 환경의 구조 속에서 그런 피드백이 오고가며 마음, 정신과정이 이렇게 경험된다는겁니다. 뇌는 정신과정을 얘기할때 확실히 중요한 기관입니다. 허나 잊지말아야 할 것은 뇌라는건 신체에 뿌리내려져있는 기관이고, 신체는 자연과 결합되어있단 겁니다. 이 embodied cognition이 어느 아이디어에서 유래가 됐는지 뿌리를 좀 뒤져보면 유명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somatic marker theory에서 출발한겁니다. 좀 주류 주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xx가 뇌에만 존재한다는 좀 나이브한 생각을 반박할때 환경과 신체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그 자체가 정신과정이나 마음의 구조도 또 결정한다 뭐 그정도로만 이해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