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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8 00: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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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던 중 덕선이의 반응을 보면 그냥 밋밋합니다. 어쩌면 정환이는 처음부터 장난이라고 둘러댈 생각은 없었을지도, 아주 조금이었을지도 몰라요. 자신이 한 발 늦었지만, 끝나기 전 고백을 함으로 승부수를 던진 거죠. 아마 예전의 덕선이, 사랑받는 것에 조급해하는 덕선이였다면 그 고백에 설레하고 들뜬 모습을 보였을 텐데 덕선이는 무덤덤해요. 마음이 콩밭에 가있다고나 할까? 덕선이가 선우 좋아할 때의 모습을 정팔이는 알고 있고, 자신의 고백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을 듯한, 오히려 택이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덕선이의 모습에 그제야 비로소 완전히 포기를 한 거 아닐까요.
제가 정환이랑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고등학교 3년 내내 혼자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저 역시 그 친구를 잃을까봐 고백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중간에 잠깐 다른 연애도 해보고 그랬는데 희한하게 결국은 그 친구에게 가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식날, 더 이상은 이러면 안 되겠다 하는 마음에 고백하고 차였습니다. 이후로도 가끔 그 친구 뭐할까 생각은 났지만, 좋아하는 마음 자체는 고백하는 그 순간 깨끗이 정리가 됐어요. 아마 고백하지 않았다면 더 질질 끌었을 수도 있겠죠... ㅎㅎ
이건 상황마다 성격마다 다른 거고 아마 어떤 사람은 죽어도 이해 못 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그에 너무 마음 쓰지 마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