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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이 일대에 대한 고구려의 지배는 통상관계를 통한 경제적 수탈과 군사자원의 대중국 견제 활용이라는 차원에서 이해할 뿐 직접적인 영토 지배는 아니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만약 이 일대의 소위 고구려성들이 정식 고고학 조사에 의해 진짜 고구려성으로 밝혀진다면 이 지역에 대한 고구려의 지배강도가 단순히 간접적인 영향력 행사 수준을 넘어서는 직접 지배라고 해석할 근거가 생기는 셈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간 아직 정식 고고학 조사가 실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학계에서는 이 일대의 이른바 고구려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사실 이른바 고구려성들이 내몽골 동부지역에서만 발견된다면 해석하기가 쉽습니다. 광개토왕-장수왕을 거쳐 5세기 후반경 고구려의 전성기 시절 한때나마 고구려의 세력이 미쳤던 흔적이라고 해석한다면 기존 사학계의 연구 흐름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지두우 분할 시도 관련 기록 등을 근거로 이 지역에서 고구려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깊숙히 파고들었다는 견해는 이미 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에 대한 간접적 지배라는 기존 학설에 더해 일부 요충지에 군사적 거점을 설치한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라고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진짜 문제는 이른바 고구려 관련 유적이 내몽골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외몽골의 다리강가 일대(위 지도 위 붉은색 원의 왼쪽 몽골 영토 동쪽 지역)에서도 이른바 "고구려와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되는 수많은 전설이나 유적이 남아있습니다. 솔롱고스도 아니고 고올링올스, 고올리 성터....고올리 무덤...."몽골과 고올리와 원래 동족인데 동쪽으로 갔다" 같은 밑도 끝도 없는 전설들이 있죠.
외몽골 지역까지 고려할 경우 고구려의 영토 확대라는 차원에서 이해할 문제가 아니고 몽골 코리족의 "코리", 중국 문헌 논형에 나오는 동명의 탄생지인 북이 "고리국"같은 고구려의 기원 문제, 혹은 고구려 멸망후 일부 유민집단의 이동 같은 보다 복잡한 문제까지 논쟁이 연결됩니다.
이 문제를 확실히 결론내리려면 이 지역에 있는 이른바 고올리 무덤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져야하는데 역사고고학 전공자도 아닌 구석기를 주로 연구하는 선사고고학자 손보기 박사가 1995년 몽골측과 공동 발굴(?)한후 "연대 추정을 할만한 유물이 없었다"는 소리를 한 것 외엔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보면 내외몽골에 걸친 이른바 고구려 관련 유적에 대해 학자들이 아직까지 뭐라고 확실한 이야기를 못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 부인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확실한 해석을 할 수 있을만한 근거가 부족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