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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 22: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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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렌즈로 줌을 당겨서 찍으면 착시가 생깁니다.
우리가 맨눈으로 같은 크기의 물체 A,B,C,D를 본다고 가정합시다. 내가 0m에 있을 때 1m 떨어진 A와 2m 떨어진 B를 보면, B는 A와 1m 차이지만 나와의 거리가 두 배 멀기 때문에 A에 비해 1/4 크기만큼 작게 보입니다. 반면, 100m 떨어진 C와 101m 떨어진 D를 보면, C와 D는 A와 B처럼 1m 차이가 있지만 관찰하는 나와의 거리인 100m에 비해 작은 차이기 때문에 C와 D는 거의 같은 크기로 보일겁니다.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물체의 상대적인 거리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거죠.
그럼 이번엔 망원렌즈로 줌을 당겨 보는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줌은 쉽게 설명하면 멀리 있는 물체를 가까이 다가가서 보는 것처럼 크게 확대해서 보는 겁니다. 줌으로 당겨서 100m 거리에 있는 C를 보면 1m 거리의 A를 보는 것처럼 '크게' 볼 수 있는거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1m 앞에서 보는 것처럼 '크게' 본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99m 앞으로 가서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거리에 따른 두 물체의 상대적 크기 차이는 눈에 보이는 0m에서 바라본 A와 B의 크기차이처럼 보이는게 아니라, 여전히 0m에서 본 C와 D처럼 거의 비슷하게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뇌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C는 1m정도 떨어져 보이고 D는 2m정도 떨어져 보이는데 둘의 크기가 비슷하게 보이는구나. 그럼 D는 C보다 4배는 큰 물체일거야' 하구요.
보통 팬들이 연예인을 찍은 사진이나 야구장 사진들은 모두 망원렌즈로 줌을 당겨서 찍은 사진들이기 때문에 이런 착시가 나타납니다. 거기에 외모, 헤어스타일 등등이 겹쳐져서 더 극적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원근법 무시로 떠돌아다니는 것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