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와 BTS의 노선은 완전히 궤를 달리 합니다. 싸이님의 업적을 낮추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강남스타일의 열풍은 2012년의 일이었고 서구시장에서의 싸이의 인기는 결코 다른 케이팝 아이돌의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굳이 꼽자면 강남스타일 뮤비내에서 강한 인상을 보여준 현아 정도겠죠.
BTS의 데뷔는 다음해인 2013년이고 그들의 시작은... 적어도 1집 활동은 국내에서조차 주목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서구권의 주목을 받게 시작한 건 일명 화양연화 시리즈. 2015년. 싸이님의 강남스타일이 나온 후 3년이나 지난 후였죠. 그러다 폭발적으로 뻗어나간 건 2016년도 부터입니다.
아래 보이는 표는 BTS의 각 앨범이 빌보드 200 앨범 차트에서 차지한 최고순위입니다. 여기에 최근 앨범 하나가 더 #1에 추가됐죠.
싸이님의 인기와 그가 뚫어놓은 길을 방탄이 타고 올라갔다고 보기엔 밑바닥부터 꼬박꼬박 서서히 올라가는 모습이지 않나요?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외국팬 중엔 싸이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허다하며, 가끔 한국에서만 나오는 '싸이 덕분에, 누구 덕분에 BTS가 저렇게 떴다'라는 주장에 물음표만 수십개 띄우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미국시장을 뚫은 건 싸이도 아니고 다른 케이팝 선배가수도 아니고, 오로지 미국음악시장의 핵심이라 불리는 라디오 영역을 뚫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준 미국아미들입니다. 그리고 밑바닥부터 처절하게 노력해서 한 발 한 발 올라서서 아무도 가지 못한 길을 제일 먼저 뚫고 올라간 방탄이고요.